'美와 대화 없다'는 북한…"적에 대한 환상은 죽음" 반미 감정 고조
"미국 제국주의는 조선인민의 첫 번째 투쟁 대상"
연말 '총화' 앞두고 대미·대남 적개심 고취해 '내부 결집' 의도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한 북한이 "적에 대한 환상은 죽음"이라며 미국과 한국을 의식한 내부 사상단속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조선인민의 불구대천의 철천지 원수이자 첫째가는 투쟁 대상은 미국 제국주의"라면서 "반미계급교양을 통해 그들의 침략적 본성과 야수성을 당원과 근로자들에게 똑바로 알려주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김정은 당 총비서의 반제국주의·반미국 담화를 재조명했다. 신문은 "2014년 11월 24일 신천계급교양관을 찾으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사회주의 혁명의 승패는 반제반미교양에 달려있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북한과 첫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된 반응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1일 열린 무장장비(무기) 전시회 '국방 발전-2024' 개막식 기념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며 "그 결과로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었다"라며 미국과의 대화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최고지도자의 메시지에 따라 북한은 내부에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알려지는 것 등을 의식해 주민들의 사상 단속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때 이를 대대적으로 내부에 선전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를 경험한 주민들이 미국의 정권 교체 소식을 접하게 될 경우 동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문은 이날 "적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낸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 주민들이 한류 등 '외부 사조'에 호기심과 선망을 갖는 것을 우려해 일종의 경고 메세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올해 경제적 성과를 총화하는 '연말 전원회의'를 한 달여 앞둔 북한은 내부 결집으로 성과 짜내기에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은 외부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켜 내부를 결속하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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