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김정은, 러에 파병 즉각 철회해야…강력 규탄"(종합)

김용현 국방, 美 오스틴 장관과 56차 안보협의회…"전세계가 확전 우려"
"현 정황상 北 참전 가능성 높아…'적대적 두 국가론' 정전체제 위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만나 "북러 간 군사협력이 실질적 파병까지 이어진 점을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과 함께 즉각적인 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 펜타곤에서 만나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를 갖고 최근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SCM은 한미 양국이 매년 10~11월께 개최지를 번갈아 가며 정례적으로 여는 양국 간 주요 군사정책 협의 조정기구다.

성명에서 양국은 "러·북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서명 이후 강화되고 있는 러·북 군사협력이 역내 불안정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했다.

이어 "불법 무기거래와 첨단기술 이전을 포함한 러·북 간 군사협력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라면서 "러시아에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날 양 장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가 최근 밝힌 '적대적 두 국가론'과 최근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 행위,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행위 등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정전체제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양국 장관은 성명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를 향해 북한군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용현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의 본질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제3자(북한)가 개입하면서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전 세계 국가들이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파병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에 야합하는 행위"라며 "김정은이 자신의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총알받이 용병으로 보낸, 이것이야말로 반인륜적 반평화적 전쟁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이뤄진 모든 책임은 김정은에게 있다"면서 "북한군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을 갖고 있다.(국방부 제공)2024.10.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북 대북·정보·심리전 분야 정예 모니터링 요원 파견을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다양한 무기체계가 시험대에 올라 있고, 현대전 전술도 중요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보를 잘 수집하면 향후 우리 국가 안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군의 임무 중 하나로 이러한 것을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북한군 '참전'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마찬가지로 살상 대상이 된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북한과 러시아)의 행동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면서 "현재 북한이 얼마든지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평가받은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아무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북한군의 파병은 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참전에 이르게 되는 일은 실제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라며 "푸틴이 전쟁을 즉시 중단하면 될 일로, 종전의 열쇠도 푸틴이 쥐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밝힌 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 병력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배치 여부 등 향후 움직임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CNN은 지난 29일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 있으며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한 바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