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SNS 가짜뉴스 주의보
텔레그램, 엑스 등 계정 통해 '파병 동향' 사진과 영상 올라와
전문가들 "진위여부 의심되는 상황"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군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 23일 북한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램 계정 'КНДР(СЕВЕРНАЯКОРЕЯ)'은 사진 2장을 게재하며 이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훈련 때 사용하는 장비"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부착되어 있고 '김일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방탄조끼가 보이며, 그 위에는 소총이 놓여있다. 계정은 "러시아제 AK-12소총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며 탄창에는 5.45mm 구경의 실탄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조끼와 소총 모두 취미용 레플리카(복제품)로 보이며 특히 소총 핸드가드(총열덮개)는 군 보급품이 아닌 사제인 것 같다"면서 "김일성이라는 단어도 북한군이 저렇게 대놓고 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는 자신을 북한군 병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러시아로부터 보급받은 군복과 무기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지만, 이 역시 진위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SNS를 '심리전'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북한 측에서는 양국의 군사 협력을 과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는 파병을 기정사실화해 서방국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사진과 영상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계정 '러시아 봄의 군사 특파원 (RVvoenkor)'에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에 러시아와 북한 국기가 나란히 게양된 사진이 올라왔다. 이에 해당 지역이 러시아·북한군에 의해 점령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는 "우크라이나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한 러시아의 허위주장"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사진과 영상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해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이 여러 정보에 근거해 북한군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면서도 "북한군 파병 관련 SNS 게시물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임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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