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위조신분증' 받고 러시아군에 배치…감시위성으로 잡아내

러시아연방국 몽골계 민족 신분으로 위장 투입
정황 들어난 위성 사진 공개…"움직임 지속 추적"

18일 국정원이 북한군이 러시아군 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조 신분증을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국정원 제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국가정보원(국정원)이 18일 밝혔다. 북한군은 이 과정에서 각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들과 유사한 용모의 극동 아시아계 신분증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군은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의 '위조 신분증'을 발급 받았다. 국정원은 이들이 위장용으로 사용했다는 야쿠티야 공화국 주민, 부라티야 공화국 주민의 용모도 각각 공개했다.

야쿠티야는 러시아 연방 북부 시베리아에 위치한 투르크계 자치공화국으로 공식 명칭은 사하 공화국이다. 부라티야는 시베리아 남부에 위치한 바이칼호의 동쪽에 있는데, 이들 모두 몽골계 민족 집단으로 볼 수 있어 외모가 동양인과 매우 흡사하다.

북한 측이 파병 사실을 감추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군인들이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파악됐다.(국정원 제공)

북한군의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위성 사진 확대 분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날 여러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군의 러시아군 파병 근거를 제시했다.

국정원은 이달 12일 북한 병력 수송 목적의 러시아 함정의 활동이 포착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한이 지난 8~13일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해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해주 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 소재 군사시설의 위성 사진을 통해 군인들이 운집돼 있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이 두 곳과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와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 무기를 실은 러시아 선박 '안가라호'가 북한 나진항에서 정거된 사진을 제시하며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그간 해외 언론들이 제기한 '러북 직접적 군사협력' 의혹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우방국과의 긴밀한 정보협력을 통해 러북 군사협력 움직임을 지속 추적·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