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은 미국 탓"…'반미 선전'에 중동 사태 이용하는 북한

北 노동신문, 연일 중동 피해 상황 알리고 美 비난 메시지

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신엘필에서 바라본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화염과 연기에 휩싸인 베이루트의 한 건물 모습 2024.10.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중동 사태와 관련해 연일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당 전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며 '반미' 기조를 강화하는데 이번 사태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가자지대에서 전대미문의 참상을 빚어내고도 이스라엘은 죄의식을 느끼기는 고사하고 완전 승리를 이룩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레바논을 상대로 더욱 횡포하게 날뛰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쟁 막후에는 미국이 있다며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신문은 "가자지대에서 즉시적인 정화를 실현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여 이스라엘을 편 들어온 게 바로 미국"이라며 "중동 지역에서 폭력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건 이스라엘에 각종 중무기와 탄약을 비롯해 많은 군수물자를 넘겨주고 각방으로 비호두둔한 미국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피해 상황을 부각하며 그들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은 "가자지대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으로 99명의 팔레스티나인이 목숨을 잃고 169명이 부상당했다"며 "피난민들이 거처하는 학교들이 항시적인 공격대상으로 되여 많은 사상자가 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레바논 보건상의 말을 인용해 "레바논에서 지난해 10월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만행으로 127명의 어린이와 261명의 여성을 포함하여 1970여 명이 살해되고 9380여 명이 부상당했다"면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수십 개의 의료센터가 파괴됐으며 97명의 의료일꾼(간부)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팔레스타인 멸살 책동이 레바논 애국역량조직인 헤즈볼라와 예멘 항쟁세력을 비롯한 반이스라엘 항쟁세력의 분노를 자아내고 보복을 촉발한 것은 당연하다"며 중동 무장 정파의 군사 행위를 합리화했다.

북한은 연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중동 사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는 북한이 주민들을 상대로 중동 사태의 참혹함을 알리고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엔 "이스라엘 호전광들이 잔인한 공습 만행을 통해 유태 복고주의 정권의 야만성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백방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면 분쟁은 더 빨리 끝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 천인공노할 집단 대학살을 감행한 것도 모자라 오늘은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지역 도처에서 아랍인들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있다"며 "미국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암적 존재이며 아랍인들의 공동의 원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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