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5톤 탄두로 '南 지하벙커' 파괴 노린다…'현무-4' 맞먹어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 성공적으로 진행"…사진 공개
사거리 감소 감수하고 탄두 중량 늘렸나, 정확도도 의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9.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남한의 군 지휘부 등을 무력화하기 위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만에 4.5톤급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이 무기는 '전술핵무기'급 위력을 가진 우리 군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4에 맞먹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북한은 향후 이 무기를 실전 배치해 유사시 남한 내 지하벙커를 파괴하는 용도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인 18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에는 설계상 4.5톤급 초대형 상용탄두(재래식 탄두)가 장착됐다"라며 "시험발사는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중등사거리 320㎞의 목표 명중 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7월 1일에도 화성포-11다-4.5의 시험발사를 했다면서 같은달 2차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서야 2차 시험발사가 이뤄진 건 1차 시험발사 당시 제기된 2발 중 1발의 비정상 비행에 따른 시험발사 실패 가능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1차 시험발사 때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던 북한은 이번엔 제한적으로 발사 모습과 탄착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결정한 이후 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중핵적 구상'(목표)으로 삼았다.

지난해 9월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지대지미사일(현무)가 공개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북한은 같은 해 3월 북한판 이스칸데르 계열 KN-23(화성-11형) 개량형을 발사하고선 이를 "탄두 중량을 2.5톤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발표했다.

우리 군이 탄두 중량이 4.5톤에 달하는 현무-4를 선보이자, 북한은 미사일 탄두 중량과 크기를 지속적으로 키워 현무-4에 버금가는 화성포-11다-4.5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포-11다-4.5는 우리 군의 지하벙커 등 주요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31 등 모듈형 전술핵탄두의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실전 배치 시 우리 군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2021년 3월 2.5톤급 탄두 탑재형인 화성-11형과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을 비교했을 때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단 점에서 북한이 사거리 감소를 감수하면서 탄두 중량만 2톤가량 늘린 것 아니냔 분석도 제기된다. 사거리를 유지한 채 탄두 중량을 늘리려면 추진체계가 커져 미사일 또한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확도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미사일이 표적에 명중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지만, 실전에선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험발사 환경에선 실전적 유도방식이 아니라 레이저 조준 등 실전에선 안 쓰는 방법 등으로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 중인 화성-11형 가·나가 공중 분해되거나 표적을 명중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화성포-11다-4.5 또한 실전에선 성능 차이가 굉장히 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화성포-11다-4.5로 대남 공격을 시도한다면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요격 대상이 된다.

우리 군은 현무-5의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의 탄두 중량은 8~9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