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5톤 탄두로 '南 지하벙커' 파괴 노린다…'현무-4' 맞먹어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 성공적으로 진행"…사진 공개
사거리 감소 감수하고 탄두 중량 늘렸나, 정확도도 의문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남한의 군 지휘부 등을 무력화하기 위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만에 4.5톤급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이 무기는 '전술핵무기'급 위력을 가진 우리 군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4에 맞먹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북한은 향후 이 무기를 실전 배치해 유사시 남한 내 지하벙커를 파괴하는 용도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인 18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에는 설계상 4.5톤급 초대형 상용탄두(재래식 탄두)가 장착됐다"라며 "시험발사는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중등사거리 320㎞의 목표 명중 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7월 1일에도 화성포-11다-4.5의 시험발사를 했다면서 같은달 2차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서야 2차 시험발사가 이뤄진 건 1차 시험발사 당시 제기된 2발 중 1발의 비정상 비행에 따른 시험발사 실패 가능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1차 시험발사 때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던 북한은 이번엔 제한적으로 발사 모습과 탄착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결정한 이후 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중핵적 구상'(목표)으로 삼았다.
북한은 같은 해 3월 북한판 이스칸데르 계열 KN-23(화성-11형) 개량형을 발사하고선 이를 "탄두 중량을 2.5톤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발표했다.
우리 군이 탄두 중량이 4.5톤에 달하는 현무-4를 선보이자, 북한은 미사일 탄두 중량과 크기를 지속적으로 키워 현무-4에 버금가는 화성포-11다-4.5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포-11다-4.5는 우리 군의 지하벙커 등 주요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31 등 모듈형 전술핵탄두의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실전 배치 시 우리 군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2021년 3월 2.5톤급 탄두 탑재형인 화성-11형과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을 비교했을 때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단 점에서 북한이 사거리 감소를 감수하면서 탄두 중량만 2톤가량 늘린 것 아니냔 분석도 제기된다. 사거리를 유지한 채 탄두 중량을 늘리려면 추진체계가 커져 미사일 또한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확도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미사일이 표적에 명중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지만, 실전에선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험발사 환경에선 실전적 유도방식이 아니라 레이저 조준 등 실전에선 안 쓰는 방법 등으로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 중인 화성-11형 가·나가 공중 분해되거나 표적을 명중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화성포-11다-4.5 또한 실전에선 성능 차이가 굉장히 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화성포-11다-4.5로 대남 공격을 시도한다면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요격 대상이 된다.
우리 군은 현무-5의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의 탄두 중량은 8~9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