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빈틈없이 들어선 '거대 장벽'…北, 물리적 '남북 단절' 속도

동해선 철길, 원산-금강산 고속도로에 장애물 설치도 포착

북한군 전선지역에서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 설치 하는 모습.(합참 제공) 2024.6.18/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일대에 짓고 있는 장벽이 빈틈없이 한 줄로 이어지는 등 구조물 건설 작업이 크게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미국 민간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가 지난 9일 강원도 고성군 군사분계선(MDL) 인근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잘 정리된 흙길 위로 흰색 선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길게 이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6월 17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사진에서는 구조물이 띄엄띄엄 설치된 상태였는데 두 달 만에 거의 빈틈없이 한 줄로 이어진 것이다.

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제이콥 보글 민간위성 분석가는 "두 달 동안 건설이 많이 진행됐다"면서 "낮고 평평한 지대 위에는 두꺼운 대전차 장벽이, 둔덕 위에는 비교적 얇은 일반 벽이 지어져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 장벽은 연결되지 않은 지점이 있다면서 이는 산악지형으로 자연적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철조망만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이는 해안가에도 장벽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위성사진에서는 동해선 철길과 원산-금강산 고속도로 위 두 지점에 탱크 진입을 막기 위한 장애물이 새로 설치된 것도 포착됐다. 유사시 콘크리트 블록을 땅으로 떨어뜨려 적의 탱크 침입을 막는 용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남북관계를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한 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하고, 휴전선 일대에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인 '남북 단절'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의 장벽 건설은 탈북 통로를 봉쇄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자 대내외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