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북한의 '남침 계획'…골자는 '기습 및 핵심 거점 점령'

김정은, 김정일군정대학 현지지도…서울 모형판·우리나라 주요도로 지도 등장
"한미 연합연습 때부터 남침 의지 표출…실제 전쟁 발발 가능성은 낮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적이 만약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우리 수중의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필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남북은 두 개의 국가'라고 대남전략을 수정한 뒤 꾸준히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기습 공격과 주요 거점 점령이라는 구체적인 작전계획이 수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 총비서가 전날인 10일 김정일군정대학을 방문해 군사 교육 실태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작전 연구실을 돌아보시면서 적의 주요 작전 행동 기도들과 적군에 대한 연구 정형, 교원, 학생들이 작성한 각종 군단작전계획들을 보아주시고 현대 작전에서 중요하게 견지하고 구현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을 가르쳐주시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한강을 가운데 둔 서울의 모형판과 '괴뢰 한국지역 주요 도로'라 적힌 지도와 함께 김 총비서가 군사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전선군단 공격작전'이라는 군사 계획을 논의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앞서 김 총비서는 올 들어서만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 △대연합부대 포사격 훈련 △탱크병 대항 훈련 경기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등을 현지지도하고 철저한 전쟁 준비를 주문했다. 이 현지지도들은 모두 대남정책의 전환 이후 진행된 것이다.

김 총비서의 이러한 일련의 군사행보는 그간 탄도미사일 발사 중심의 대남 도발을 한 것과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이다. 대체로 '기습 공격'과 거점 점령이라는 지상전에 방점이 찍힌 전략들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북한군이 진행한 훈련에는 군사분계선 일대 침투 및 우리 측 시설 점거, 서울에 대한 포사격 및 탱크부대 진출 등이 포함돼 있었다.

북한군의 현재 '전쟁 준비' 전략은 탄도미사일로 우리 측의 선제 대응 전력이 있는 곳을 타격한 뒤 전선에는 탱크를 포함한 기갑부대 및 포병부대를 배치하고, 후방에는 공수부대를 투입하면서 기습 남침해 빠른 시일 내에 서울을 포함한 주요 거점을 장악하려는 계획으로 추정된다.

최근 시험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극초음속미사일은 일본과 괌으로부터 전개될 미군의 지원을 저지,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의 행보는 한미 연합연습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명확하게 남침 시나리오와 영토 완정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며 "남침할 때 필요한 시나리오에 따라서 의미가 있는 부대들을 시찰하고 필요한 무기체계를 점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적이 만약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우리 수중의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필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와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이에 미국 조야에선 김 총비서가 실제로 전쟁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기도 한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스팀슨 센터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김 총비서의 올해 행보를 언급하며 "북한이 계속 전쟁 준비에 집중하고 있으며 서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우리나라와 북한의 군사력 수준의 차이, 또 복잡한 동북아시아 정세를 고려했을 때 북한이 실제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준비를 하기보다는 내부 결속과 러시아와의 밀착을 중심으로 한 새 외교 전략의 안정적 전개를 위해 '허세'를 떨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진행한 여러 가지 대남용 군사훈련의 내용이나 훈련 장면을 북한이 비교적 세부적으로 공개한 것 자체가 '진짜 전쟁 준비'와는 결이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김정은은 전면전을 할 경우 북한이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남 공격 의도를 계속 표출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 능력을 보여주는 의도는 궁극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