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국무장관 방한하자 도발…한 달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종합2보)
SRBM 여러 발 동해상으로 발사…軍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中 양회·러시아 대선 종료되자 한 달 만에 도발 재개…향후 빈번해질 가능성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18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44분쯤부터 8시 22분쯤까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각각 300여㎞를 비행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돼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은 단거리로, 우리 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이나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초대형방사포 KN-25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단일 기종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3발 이상을 발사했고, 5발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미사일의 비행 고도는 50㎞보다 높은 두 자릿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수출을 위한 미사일 개량 목적으로 볼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 (러시아로 수출된 미사일이) 명중률이 떨어지니 명중률이 높음을 보여주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우리 군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원점을 황해북도 상원 일대로 추정했으나, 이후 평양 일대로 정정했다. 이는 상원과 평양이 약 500m 거리로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있어, 최초 포착 땐 오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련해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44분에 2발, 오전 8시 21분에 1발의 탄도미사일을 북동 방향으로 발사했으며, 이들 미사일은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4일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 발사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되는 탄도미사일로는 지난 1월 14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은 이날 예정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오찬을 겸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위해 전날인 17일 입국했다.
한미 장관은 이날 양국 간의 민주주의 협력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은 특히 북한의 '핵보유국' 여론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당분간 빈번한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올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기간 중국의 양회와 러시아 대선 등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도발을 자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두 일정이 모두 종료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4월에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월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25일) 등 북한의 대형 기념일과 명절이 집중돼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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