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노동자도 북한군에 '방사포' 증정… 국방력 강화로 '단결' [노동신문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9일 열린 북한 '대학생청년호' 방사포 증정모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의 대학생과 근로단체들이 연이어 방사포를 마련해 인민군에 증정했다. 연말 주민들의 '멸적 의지'까지 부추기며 국방력 강화로 단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21일 북한 전역의 직맹원과 농근맹원, 여맹원들이 자기들 이름을 딴 '직맹호' '농근맹호' '여맹호' 방사포를 군에 증정했다. 이보다 앞선 19일엔 대학생 청년들이 '대학생청년호' 방사포를 군에 보냈다.

노동신문은 이들이 '좋은 일 하기 운동'을 활발히 벌여 방사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좋은 일 하기 운동'이란 자발적으로 나라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자는 북한의 대중운동을 뜻한다.

이들은 수개월 동안 파철 같은 자원이나 자금을 십시일반 모아 방사포를 마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방사포 증정 행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년 전인 작년 12월31일엔 군수노동계급이 '600㎜ 초대형 방사포'를 증정했다. 또 올 6월엔 조선소년단이 창립 제77주년을 맞아 군대에 '소년호' 방사포를 보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1일 열린 북한 '직맹호' '농근맹호' '여맹호' 방사포 증정 모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군수노동계급이 만든 '초대형 방사포'를 제외하면 소년과 대학생, 노동자들이 만든 방사포는 현재 북한군 전력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는 무기들이란 견해가 많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들의 행보가 '애국심'의 발현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한미와의 '강 대(對) 강' 대결 국면이 심화되면서 군에 대한 방사포 증정을 통해 주민들의 대적 의지까지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번 방사포 증정식에서도 '원수 격멸' '침략·도발자 소멸' '멸적 의지' 등 적대적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특히 "한 해를 마감 짓는 이 시각까지도 우리 공화국(북한)을 압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광기가 더 노골화되고 있다"며 "원수 격멸의 총창을 더 서슬푸르게 벼려 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국방력 강화'를 향한 주민 의지를 부각해 그간 주력해 온 핵무력 강화를 정당화하면서, 동시에 연말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로 방사포 증정식을 활용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일단락 되면서 북한도 '국경 봉쇄' 조치를 풀었으나 경제난은 여전한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주민들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고 한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