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연합연습 대응·위협 다각화…해군력 구축엔 시간 소요"
전략연 "군사도발에 경고메시지·군부대 시찰·위성발사 군사적 신호 다양화"
김정은 "해군무력 강화" 강조했지만…잠수함 건조 문제 직면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지난달 시행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 북한의 대응·위협 방식이 예전보다 더 다양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한미연합훈련(UFS) 관련 북한의 대응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한미 연합연습 기간 북한은 맞대응 형태의 군사도발뿐 아니라 경고메시지 발송, 최고지도자의 군수공장·군부대 현지지도, 위성발사 시도 등 다양한 군사적 신호를 보내며 위협을 과거에 비해 다각화했다.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연습 기간을 전후로 수차례 경고 성명이나 연설을 통해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지, 유사시 핵사용 가능성, 상시적 전쟁 대비 태세 강조 등 결전 태세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연습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9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7차 회의를 열고 한미 연합연습에 맞서 군사적 대응 조치를 실행에 옮길 것을 예고했다. 같은달 15일 강순남 국방상, 22일 조선중앙통신의 연합연습 비난 논평이 이어졌다. 27일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해군사령부에서 연설을 통해 결전태세를 강조했다.
이어 29일엔 김 총비서가 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 방문해 '남반부 전 영토 점령' 계획을 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하며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보고서는 두 번째 특징으로 김 총비서의 잦은 군수공상 시찰과 해군사령부 및 총참모부 지휘소 방문 등 군 현지지도를 공개적으로 노출하면서 무기 생산 역량 및 군의 대비 태세, 대응능력을 과시한 것을 꼽았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3~5일, 11~12일, 지난달 말 혹은 이달 초까지 여러 군수공장을 방문해 현지지도했다. 보고서는 김 총비서가 시찰 과정에서 신형무기 개발과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중심으로 군 현대화를 강조했는데, 이를 '북한의 재래식 무기체계가 오래되고 쓸모 없다'는 인상을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은 또 한미 연합연습 기간 3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정면대결 의지를 표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군사도발이 과거엔 무기 시험 형태였다면 지난해 가을부터는 실사용을 염두에 둔 훈련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라며 "핵무기 사용을 전제한 군사 훈련은 자칫 우발적 위기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보내는 군사적 신호 중 가장 귀협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역시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치원에서 이뤄졌다. 보고서는 "정찰위성 발사는 군사적 필요성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도 "연합연습 기간을 발사 시기로 정했다는 사실은 북한이 위성발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기술적 완성도 못지 않게 정치적 고려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연합연습 기간 김 총비서가 해군부대, 해군사령부, 선박엔진 공장을 방문하며 해군 무력 강화를 강조했지만 이상적 해군력을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해일-1', '해일-2' 등 핵어뢰와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개발 및 시험 발사, 배치를 고려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의 배치에 따라 해군 조직도 개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의 플랫폼으로 쓰일 재래식 잠수함의 건조가 북한이 해군력 강화 과정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보고서는 꼽았다. 북한이 SLBM 시험에서 주로 활용하는 '8·26 영웅함'은 발사관이 한개인 만큼 실전용으로 보기 어렵고, 김 총비서가 2019년 7월 시찰한 발사관이 3개인 신형 잠수함은 완성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신형 잠수함이 완성된다 하더라도 작전 수행을 위해선 잠항 능력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고 1척만으론 동해상에서 지속적 잠항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한미 연합군을 억제할 수 있는 해군력을 구축하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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