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인물·기관 정보서 '대남기구 폐지' 공식화
'2024 북한 인물·기관 정보' 책자 발간
민화협 등 8개 기구 공식 삭제…'폐지 추정'까지 총 10여곳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아래 올해에만 대남기구 10여곳을 폐지한 사실이 24일 정부 공식 자료에 반영됐다.
이날 통일부는 '2024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2024 북한 기관별 인명록'를 발간했다. 올해 새로 반영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이 폐지했거나 폐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기구 총 10여곳과 관련된 부분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민족화해협의회·6.15공동선언실천북측위원회·조국평화통일위원회·민족경제협력국·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등 명시적으로 폐지된 대남기구 8곳을 자료에서 삭제했다"면서 "이에 1년 넘게 북한 매체에 언급되지 않아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폐지 추정'으로 기록한 기구까지 하면 총 10여곳"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대남 선전선동 및 공작 업무를 담당해 오던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노동당 10국'으로 이름을 바꾼 사실이 반영됐다.
해당 기관이 '부'에서 '국'으로 바뀌며 그 역할이 일정 부분 축소됐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통일전선부장 출신의 김영철 고문이나 조직 변경 전 부장이었던 리선권 국장의 정치적 입지 변동 정황이 없어 기관의 위상 자체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산하 외곽기구였던 '조선대외문화연락위원회'도 외무성 산하로 옮기면서 명칭이 '조선대외문화교류협회'로 바뀌었는데,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로 재설정하면서 해당 기능을 외무성으로 옮긴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총비서의 딸은 아직 주요 인물정보에 수록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이에 대해 "아직 북한매체에서 김주애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호명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내년 1월 들어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서는 지난 4월 4년 만에 등장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인 김은철과 지난 5월 신설된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4월 김 부상은 "미국의 가증되는 적대적 위협과 제재 압박으로부터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철저히 수호할 것"이라며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통일부는 1991년부터 거의 매년 북한 인물 및 기관에 대한 책자를 공개 발간해 오고 있다. 이번 책자에는 총 284명의 인물정보와 약 9000여개 기관 정보가 수록됐으며, 이는 모두 북한 공식매체에 보도된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