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 지원' 부담 덜은 북러…'종전 협상' 전 진군에 속도
트럼프 재선, 한국 정세 혼란 등으로 '무기 지원' 논의 원점
북한, '반대급부' 늘리려 추가 참전 가능성도 배제 못해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미국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사상자 발생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진군'은 심화되고 있지만 급격한 정세 변화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논의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당분간 북러 간 군사협력은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군 사상자 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다면서도 북한군이 이미 지난주에 전투에 본격 투입됐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군이 러시아 부대에 통합됐으며 주로 보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미 북한군 파병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확전을 목격했다"며 "북한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싸우도록 보내는 것은 더 큰 확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관련 동향은 감지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포괄적 전략적 관계 조약' 체결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극비로 진행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정황만 속출할 뿐 뚜렷한 증거가 보이지 않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조사 결과와 정보 당국의 위성 사진 등 각종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파병은 기정사실화 됐고, 여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이 정부의 검토 대상이 됐다.
북한은 지난 10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을 돕기 위해 1만 2000명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파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그동안 북한군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부터 쿠르스크 전선으로 배치됐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부 공격하는 데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며 북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우리 정부 대표단도 나토 본부와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북한군 파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한 사전 준비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이같은 상황을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과 우리의 국내 정치 상황 변화다. 우크라전 조기 종전을 공언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유럽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는 수준의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세 혼란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논의가 완전히 식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출범해 본격적으로 휴전에 개입하기 전까지 '땅따먹기'에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의 추가 파병도 이 과정에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남은 기간 동안 러시아로부터 받을 '반대급부'를 최대치로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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