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김정은표 '핵무력 통일전략'"

민주평통 '탈북 외교관 초청 긴급 토론회' 개최

북한이 9일부로 남한과 연결된 도로·철길을 단절하고 방어 구조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18일 북한군 수십명이 전선지역에 투입된 모습. (합참 제공) 2024.6.18/뉴스1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북한의 전통적인 대남노선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새로운 '김정은표 핵무력 통일전략'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민주평통 통일·안보분과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탈북 외교관 초청 긴급 토론회'를 열고 북한의 '남북 두 국가 전략'에 대한 분석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민주평통은 "그동안 북한의 대남전략은 두 가지 방향에서 내부적으로는 '무력통일 노선'을, 대외적으로 소위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통한 북한 주도의 '적화통일 노선'을 달성한다는 '연방제통일방안'을 추구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그간 남북관계를 민족적 관점에서 내세웠던 노선 자체가 전략적으로 불리, 취약하다는 인식을 하게됐으며 앞으로는 핵전략 중심의 대남 강압적, 공세적 전환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민주평통은 밝혔다.

통일·안보분과위는 "북한은 적화통일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역으로 적대정책이 체제 유지의 핵심인 '핵통치전략'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세적인 적대정책은 선대 업적 훼손과 '민족·통일'의 부정보다는 득이 될 것이라는 김정은의 호전적인 인식과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민족 지우기'와 대남 적대정책에 의한 부작용, 취약성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우선 세습 정권 및 전체주의의 구조적인 특성상 '이념적 모순'과 '노선상의 혼선'은 다양한 부작용을 수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장기간 추구한 적화통일 노선으로 비롯된 '민족성 부정'은 주민과 권력층의 회의감과 불만·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김일성 시대에에는 '통일 조선'(한반도)에 대한 청사진을 강조했다면 현재는 남한 당국과 국민을 모두 최대의 적으로 재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적대정책이 장기화되면 '항시적 적대관계'에 따라 주민들의 피로도와 사상 단련의 실효성도 감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상시 태세에 의한 전쟁 준비로 인해 전시 동원력이 저하될 수 있고 장기전 대비에 따른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민주평통은 북한이 한동안 △대적 군사적 위협 강화 △비군사적 대남 복합 대응 △남북 지리적 차단 및 대내적 흔적 지우기 등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단기적인 대외적 득실보다 결속 등 내부 수요를 우선하며 윤석열 정부의 임기 내 대남 적대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북러관계의 밀착으로 단·중기적인 실익을 확보하면서 소원해진 중북관계를 회복하는 방향을 고심할 것으로 보았다. 이어 미중관계 등 국제정세 변화에 상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며 대남 적대정책에 따른 대내외적 손실을 만회하는 외교정책을 강구할 것으로 분석했다.

발제문 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는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김동수 전 이태리 주재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이영철 전 핀란드 주재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한진명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등이 참석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