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리스 우세에 北 '견제' 나섰나…강도 높아진 군사활동 이유는

김정은 국방 관련 행보 이달만 8개…북러 군사 협력 밀착도
대선 앞두고 '존재감' 과시…북미 협상 우위 선점 위한 전략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9.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연일 상승함과 동시에 북한이 무력도발 등 군사활동의 빈도와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공화당의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해 미 대선에 영향력을 높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미사일총국이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같은 날 북한은 미사일 도발에 이어 대남 쓰레기 풍선까지 날렸다. 이번 쓰레기 풍선 부양은 북한이 5월 28일 1차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21번째로, 추석 연휴인 14~15일과 18일 연이어 대남 풍선 살포 도발에 나서며 살포 간격을 다시 좁히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김 총비서의 국방 관련 공개 행보는 8건에 달한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김 총비서가 해군기지 건설 부지를 돌아보고, 국방기업소에서 무장장비 생산 실태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문은 12축 바퀴(좌·우 12개씩 24개의 바퀴)로 보이는 신형 이동식발사대(TEL)를 공개하면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임을 시사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김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찾아 우라늄 농축기지를 둘러봤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라늄 농축기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이 한미를 상대로 '핵 시위'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또 대남용 탄도미사일인 600㎜ 초대형방사포를 기존 4연장에서 6연장으로 개량한 모습도 공개한 데 이어 시험발사를 진행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10일 대선 TV토론을 기점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는 것과 맞물려 북한이 빠르게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는 민주당 정권의 대북 기조를 바꿔야 협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북한이 '역대급' 비핵화 협상을 펼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기를 기대하며 군사 활동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정권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이미지를 부각해 트럼프에 유리한 국면을 만든다는 것인데, 트럼프가 다시 한번 북한에 협상을 제기하면 북한도 경제적 보상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오는 시나리오다.

전반적으로 미국 대선에 대한 북한의 관심은 높아지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7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수락했을 때만 해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트럼프와 '개인적 친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일단 "미국에서 어떤 행정부가 들어앉아도 (중략) 개의치 않는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 이후엔 한동안 수해 복구에 집중하면서 미국 대선에 대해 침묵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며 침수로 가중될 수 있는 경제·식량난과 동요된 민심 달래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눈에 띄는 행동을 반복하며 마치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어필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의도적으로 이 시점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함으로써 미국 대선 국면에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고, 양 진영 간 북핵 접근의 변화를 압박하려고 했을 수 있다"며 "대선까지 남은 50여 일간 북한 핵무기 고도화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쟁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차원과 향후 출범할 차기 행정부에 자신의 의지와 상황을 각인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