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출입구 인근 건물 철거…민족·통일 지우기 계속

남북한 '두 국가 규정' 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철거 시작
경의선·동해선·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에 지뢰 매설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지원센터.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구 인근 건물을 철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한 후 관련 조치가 계속 진행되는 모습이다.

30일 미국의 소리(VOA)는 민간인공위성 업체인 플래닛랩스가 지난 27일 촬영한 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의 건물들이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에서는 남측 출입구 서쪽에 있던 가로 40m, 세로 20m의 갈색 지붕 건물이 지난 17일 이후 조금씩 해체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출입구 중앙에 위치한 아치형 지붕도 사라졌다. 남측 출입구엔 개성공단에서 파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 말 대남노선을 적대적으로 바꾼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는 '적대적인 두 국가,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폭파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지난해 말 철거하기 시작했다.

또한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를 정리하고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과 지방의 통일기념비를 철거했다. 애국가 가사에서도 '삼천리'를 삭제하고 △기록영화와 일기예보 등에 나오는 한반도 이미지를 수정하는 등 민족과 통일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개시된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른 공단의 재개발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20개 지역에 지방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로는 지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한국전쟁 유해 공동 발굴을 목적으로 생긴 도로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1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이번 달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하는 모습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경의선과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는 남북을 잇는 도로로 북한이 모든 도로에 지뢰가 매설되면서 남북관계 단절을 시사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