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결핵 만연" 비난하지만…南보다 8배 환자 많은 北 '무리한 선전전'
노동신문, 南에 '결핵후진국' 비난하며 "윤석열 악정 탓" 비난
北 결핵 환자 수 13만 4000명…WHO에 의해 '고위험국' 지정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남한에 결핵이 만연하다며 그 원인을 윤석열 정권의 '악정'에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에 비해 만성적인 결핵 환자가 8배 넘게 많아, 이번 주장은 과도한 '대남 적대 정책' 분위기 속에서 나온 자가당착식 선전전이라는 지적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자 보도에서 '괴뢰한국에서 결핵 만연'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괴뢰한국에서 결핵이 만연해 심각한 문제로 되고 있다"라며 한국 내 결핵 발생 상황에 보도했다.
신문은 "2022년에만도 괴뢰한국의 결핵환자 수가 1만 6260여 명에 달했다"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원국들 가운데서 괴뢰한국은 결핵 발생률 1위, 사망률 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핵후진국'으로 불리는 괴뢰한국에서 윤석열패당의 살인악정에 의해 온갖 질병이 더욱 만연하고 있다"라며 높은 결핵 발생률의 원인을 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선전식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되는 등 장기간 결핵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북한에선 13만 4000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같은 해 기준 한국 신규 결핵 환자 수의 8배가 넘는 규모다. 2022년 북한 인구는 2570만 명(통계청 기준)으로, 한국 인구(5167만 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전 사회적으로 결핵이 만연해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신규 결핵 환자 수는 2011년 3만 957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평균 7.8%씩 감소했다. 반면 북한은 2020년 13만 5000명, 2021년 13만 3000명, 2022년 13만 4000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신규 환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 WHO가 북한을 고위험국으로 지정한 결정적 이유다.
결핵은 적절한 영양공급과 청결한 주변 환경 유지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병으로 잘 알려져 '후진국병'으로 불린다. WHO는 북한 결핵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영양실조를 꼽으며, 전체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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