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中·아세안 순방에 서구 대사관 복귀 준비…외교 잰걸음
'중국통' 김성남 방중…"북러·북중 '투 트랙' 사회주의 연대 강화"
푸틴, 5월 방중 이어 방북 검토…'한국-쿠바' 수교에 고립 탈피 노력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한미일 3각 공조에 대응해 러시아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라오스, 베트남으로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췄던 외교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중국 대외연락부에 따르면 김성남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장은 21일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각각 만났다.
김 부장은 북한 내 대표적 '중국통'으로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간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왕 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책사로 알려져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러시아와의 밀착에 비중을 두었으나 북러, 북중 '투 트랙' 외교를 통해 사회주의권 연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대러 밀월로 인한 중국 패싱 혹은 중국 홀대에 대한 달래기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이어 라오스와 베트남까지 순방하며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도 나선다. 라오스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올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개최할 예정이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로, 올해 최선희 외무상을 파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까지는 5년 연속 대사급 인사를 참석시켰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은 지속 강화되고 있다.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19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올레그 코제먀코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은 논의했고, 김덕훈 내각총리는 21일 코제먀코 주지사를 만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당 총비서에게 러시아 최고급 자동차 모델인 '아우루스'를 선물했고, 김 총비서는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당선되자마자 그에게 축전을 발송했다.
푸틴 대통령이 5월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한편, 방북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유럽 국가들에도 코로나19로 닫았던 국경을 열고 소통하고 있다. 국경 봉쇄로 북한 주재 대사관 문을 닫았던 스웨덴, 독일, 영국 등 국가 대표단이 지난달부터 대사관 문을 다시 열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거나 방북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북한의 외교 복원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지난달 중순 이뤄진 '형제국' 쿠바와 한국의 수교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바는 김 총비서가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서구 국가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 협조관계 발전을 주창하며 러시아, 중국과 함께 언급할 만큼 북한의 외교 전략에 중요한 국가다. 이에 따라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전방위적 외교 복원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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