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5명 중 2명 통일 불필요…조사 이래 가장 높아"

통일부, 교육부와 '2023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23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통일부)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남북 대결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 통일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매년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 학생 5명 중 2명은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본다는 학생들보다 '경계' 대상으로 보는 학생들이 더 많아졌다.

통일부와 교육부는 지난해 10월20일~11월20일 전국 초중고 756개교 8만460명(학생7만3991명·교사53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에게 어떠한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경계 대상'이라고 대답한 학생은 43.5%, '협력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32.1%로 집계됐다.

'경계 대상' 응답은 매년 증가한 반면 '협력 대상' 응답은 매년 감소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경계 대상' 응답이 더 많아졌다.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49.8%, '필요하지 않다'는 38.9%로 집계됐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로는 통일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 때문에'(28.6%),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27.9%) 응답이 높았다.

통일에 대한 관심도 해마다 감소했다. '관심 없다'는 응답은 지난 2020년 20.2%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8.3%로 집계됐다. 반면 '관심 있다'는 응답은 50.5%에서 감소해 43.7%까지 낮아졌다.

'북한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나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6.5%가 '약간있다', 24.1%가 '많이 있다'고 답했다. 대다수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한 것이다.

'북한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엔 '변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매년 증가해 51.6%로 나타났다. 반면 '변하고 있다'는 계속 감소해 31.5%까지 떨어졌다.

통일부는 "북한의 도발 때문에 학생들의 통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다"면서 "미래 세대들의 통일 인식을 제고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일선 교사·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면서 체험학습 등 다양한 통일교육 콘텐츠 개발·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미래 세대가 통일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통일‧북한 문제에 대한 표준교재 개발 등을 통해 학교 현장에 대한 교수 학습 자료의 보급도 늘려 나갈 예정이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