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폐기' 북한, 기록영화까지 손댔다…'한반도 지도' 북쪽만 표시
조선중앙TV, '2023년 기록영화'도 수정…한반도 표시한 지도 수정
김정은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 따른 '통일 지우기' 계속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통일' 지우기에 나선 북한이 최근 기록영화까지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지난해 김 총비서의 행적을 담은 기록영화 '위대한 전환, 승리와 변혁의 2023년'을 지난달 14일 처음 방영했다.
기록영화에는 지난해 11월23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한 김 총비서 뒷배경으로 붉게 칠한 한반도 지도 이미지가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방영된 기록영화에선 북측 지역만 표시돼 있다.
또 당초 기록영화에선 지난해 11월24일 김 총비서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정찰위성 운용준비 상태를 점검한 장면에서 전광판에 한반도 지도 전체에 붉은색 테두리가 표시돼 있으나 수정된 영상에선 북쪽만 표시돼 있다.
수정된 기록영화가 방영된 것은 지난 10일부터다.
이는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김 총비서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작업으로 분석된다.
앞서 조선중앙TV는 일기예보에 나오는 한반도 그래픽도 북쪽만 밝은 초록색으로 표시하는 식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기록영화는 김 총비서가 남북관계 전환을 선언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다른 기록영화까지 편집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이외에도 남북 교류를 담당하는 기관과 단체를 폐지하는 등 최근 남북 관계를 단절하는 여러 조치들을 단행하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북한은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 애국가 가사에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부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꿨다. 한반도 전체를 뜻하는 '삼천리'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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