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중고선박 25척 IMO 등록…기존 '제재 선박' 대체"

VOA "2000년대 건조된 비교적 신식 선박 투입"

3일 부산 서구 암남공원 앞바다 묘박지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3000톤급 화물선 'DEYI'호가 정박해 있다. (기사와 무관) 2024.4.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올해만 25척의 선박을 국제 기구에 등록하며 기존 제재 선박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VOA는 전 세계 선박의 등록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새로운 북한 선박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IMO에 올해 25번째로 등록된 북한 선박 성간호(SONG GAN)의 이전 선박명은 중국 선적의 '저딩 55219'였다.

GISIS에 따르면 저딩 55219는 지난해 2월 북한 해사기구에 등재되며 북한 깃발을 달았다. 하지만 이후 약 1년 10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야 북한 선적 취득 사실이 IMO에 정식으로 보고된 것이다.

VOA는 "중국 선박이 돌연 북한 선박이 돼 나타났다는 것은 북한이 중국에서 중고 선박을 구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북한은 수개월 혹은 수년 전에 자국에 등록한 선박을 뒤늦게 IMO에 보고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자국의 해사기구에 등록한 시점을 기준으로는 올해 8척, 지난해 48척 등 최근 2년 동안 모두 56척의 선박이 북한 깃발을 달았다고 한다. 또 범위를 지난 5년으로 넓히면 북한이 구매한 선박은 70~80척에 이른다.

이전까지 북한 선박은 연식이 40~50년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중고 선박 구매 가속화로 인해 현재는 2000년대에 건조된 비교적 신식의 선박이 투입되고 있다고 VOA는 보도했다.

북한과의 선박 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에 대한 위반이다.

이들 중고 선박 중에는 기존 대북제재 대상과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제재 선박이 아닌 만큼 별다른 제약은 따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박을 제재할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는 안보리가 지난 2018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선박에 대한 제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안보리가 선박을 제재하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15개국 중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우호국이자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가 새 대북제재 부과에 반대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