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양식업, 면적보단 생산기술 향상 집중…"빨리 크는 물고기 확보"

"집약 수준 높이는 문제 중요…물 재순환 체계 등 선진 기술 적용
'고난의 행군' 때 김정일 지시로 양어 사업…식량난 타개책은 메기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소리' 17일자 영상 '양어의 집약화'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양식업의 규모 보다 '집약화'를 강조하며 생산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소리'는 지난 17일 공개한 영상에서 한 양식업 조업장을 소개하며 "양어(인공적으로 기른 물고기) 집약화는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우리 당이 일관되게 내세우는 정책"이라며 "'집약'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은 기계에서 분사된 사료가 물 위로 떨어지자 수많은 물고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 등을 담았다. 또 대규모 수조 사이사이에 설치된 기계설비들을 비추며 기술력을 부각했다.

김광호 수산성 과장은 인터뷰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평양 메기 공장을 비롯한 여러 단위들을 찾아 양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양호 면적을 누릴 것이 아니라 양어의 집약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하시며 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천메기공장과 순천 메기공장을 비롯한 여러 단위들을 표준으로 꾸리고 전국 도처에 꾸려진 양어 기지들을 이 단위들처럼 집약화 양어 생산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소리' 17일자 영상 '양어의 집약화' 갈무리

양어의 '집약화'는 과학기술을 접목한 생산 기술 향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과장은 "양어의 집약화는 과학 기술에 의거해야만 원만히 실현할 수 있다"며 이곳은 수산연구원, 중앙양어연구소와 여러 과학 연구기관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먹이를 적게 먹으면서도 빨리 자라고 생활력이 강하며 맛있고 영양가 좋은 물고기 종자들을 얻어내어 양어 단위들에 도입하기 위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또 질 좋은 배합사료 생산, 미생물 균 기술, 물 재순환 체계와 같은 선진 기술들을 적극 받아들여 생산 능력을 계속 높여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기 상태와 수질의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정상적으로 분석하여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과학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경제적 신뢰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소리' 17일자 영상 '양어의 집약화' 갈무리

메기는 하천, 저수지, 강 하구 등에 서식하는 잡식성 어류로 생존 능력이 강하다. 이에 따라 김 총비서가 메기를 식량난 타개책의 하나로 판단하고 양식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에 위치한 순천메기공장에는 지난 2020년 자라양식기지를 새로 건설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당시 신문은 "특징적인 것은 순천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 과정에 나오는 더운물을 이용하여 자라 양식을 하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메기공장도 소문난 온천지대인 황해남도 삼천군에 위치해 온수성 어종인 메기를 기르는데 좋은 입지를 갖췄다. 삼천메기공장, 평양메기공장, 5월9일 메기공장은 북한의 '3대 메기공장'으로 불린다.

평양메기공장은 가장 현대화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곳은 컴퓨터를 이용한 통합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평양화력발전소의 냉각수를 이용해 메기를 기르며 연 1800여 톤을 생산한다고 한다.

북한의 양식업은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7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황해남도 용연군을 시찰하던 중 "양어사업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식 어종과 어법 등이 개발·보급됐으며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못이나 하천에 양어장이 들어섰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