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경연…북한도 첨단 IT 개발에 '적극적'

'전국 정보화성과전람회' 18일 개막…정보과학기술 선전·교류
김정은 취임 후 '과학·기술' 강조…"5개년 계획 실천적 담보"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인민들이 선호할 수 있게 해상도를 높이고 여러 단위 첨단 기술과 손님 의견을 참작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지난 18일 김정일종합대학에서 '전국 정보화성과전람회 2024'이 개막했다. 조선중앙TV는 전람회장 곳곳을 화면에 담으며 행사 종업원의 입을 통해 19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전람회에는 정보화 실현에 앞장선 중앙과 지방 480여개 단위에서 내놓은 1500여 건의 성과 자료와 제품들이 전시됐다고 한다. 또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경연, 프로그램 작성 경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경연(콤퓨터비루스 왁찐 프로그람경연)과 발표회 등이 있다고 전했다.

TV영상에는 북한의 최신 휴대전화, 사람으로 보이는 교육용 인공지능 로봇, 운전대와 텔레비전을 연결해 운전 시뮬레이션을 하는 장면 등이 등장했다. 또 '평양정보기술국', '창명 정보기술교류사', '평양교원대학', '만방정보기술교류소', '푸른꿈' 등이라고 적힌 부스들이 전람회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 나왔다.

조선중앙TV 갈무리

해당 전람회는 과학, 교육, 사회,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룩한 우수한 성과를 널리 선전·교류·보급해 경제발전과 과학기술 발전, 인민생활 향상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열린다. 지난 2021년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을 때도 취소되지 않고 비대면 방식인 '가상전람회'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지난해 전람회에서는 국가 범위의 정보통합을 실현할 수 있는 통합경영정보체계 '대안 3.0', 전자수속용 컴퓨터 '아침', 지능형 자동입출금기 등을 소개했으며, 2022년에는 소프트웨어 생산관리종합체계, 얼굴·생체정보 인식체계, 내비게이션으로 추정되는 '운수 수단 지원체계'와 간편결제 '페이' 서비스와 유사한 '삼흥전자 지불체계' 등을 선보였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집권한 이후 교육과 의료부문뿐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 과학화와 기술화를 강조하고 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김 총비서가 지난 2016년 5월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발표했는데 부문별 주요 목표로 '인민 경제의 현대화·정보화'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식량난과 '재난성 이상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서도 드론(무인기)을 활용한 영농 작업 현장을 공개하며 '과학 농사'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 기계화는 주민들의 노동력을 절감하면서 영농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어 북한이 목표로 하는 알곡 증산에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작물 보호에 필요한 비료 개발 등에도 과학 기술을 최대한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민섭 정보산업성 국장은 조선중앙TV에 "'5개년 계획 수행의 실천적 담보와 정보화 열풍'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번 전람회는 (중략) 정보화 성과들을 실동 환경, 모의환경을 기본으로 하여 전시했다"며 "프로그램 작성 기술, 정보 보안 능력을 겨루는 것과 함께 정보 설비들을 생산하는 단위들 사이에 질 제고 경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주용일 정보산업상이 "모든 일꾼(간부)들과 근로자들이 인민경제 발전 12개 중요 고지 점령과 '지방발전 20X10 정책' 관철에 기여할 수 있는 정보화 성과들, 첨단정보기술 제품들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김 총비서가 언급한 말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첨단 IT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엔 대북 제재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 유통과 돈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람회에서 공개된 최신 정보 기술은 일부 상용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몇 년 새 휴대전화에 전자결제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으며 이를 위해 2021년 10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전자결제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