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각지서 건설, 건설, 또 건설…"지금 어디서나 시멘트 요구"

시멘트공장 노동자들, 수해 복구 소식에 "얼마나 더 필요한가"
평양·농촌 살림집에 지방공장·수해 복구까지…건설 과업 산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강도의 수해 복구 현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 시멘트공장 노동자들이 수해 지역에 수천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이 결정되자 "또 얼마나 많은 시멘트가 필요되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우리나라에는 왕성한 일 욕심을 지니고 나랏일에 발 벗고 나서는 훌륭한 애국자들이 많다"면서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을 조명했다.

신문은 생산 설비에 대한 대보수 공사를 눈앞에 두고 있던 지난 7월 31일 이곳 노동자들이 신문과 TV로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큰물(홍수) 피해를 시급히 복구할 데 대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채택된 소식을 접했을 때를 언급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지금 어디서나 시멘트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제 피해복구까지 시작되면 또 얼마나 많은 시멘트가 필요되겠는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에서 구상하고 의도하는 모든 문제들이 훌륭한 결실을 맺는가 그렇지 못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상원의 세멘트 생산자들에게 달려있다"며 "우리가 잠시라도 멈추어 서면 조국의 전진이 더디어진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신문이 노동자들의 '애국심 발현' 사례를 소개한 것이지만 국가의 새 건설 사업 확정 소식에 생산해야 할 시멘트량부터 걱정한 것은 이미 고된 업무와 성과 압박에 지친 노동자들의 솔직한 심정이었을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실제 "지금 어디서나 시멘트를 요구하고 있다"는 노동자들의 말처럼 최근 몇 년간 전국 각지에서 각종 건설 사업을 우후죽순 벌이고 있다.

평양에 5년간 매년 1만 세대씩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올해 4년 차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듬해부터는 '사회주의 농촌건설 강령'에 따라 각지 농촌에 살림집을 짓는 사업을 3년째 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는 향후 10년간 매년 20개 시, 군에 공업공장을 짓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현재 각지에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지난 7월에는 또 수해 발생 지역인 신의주시와 의주군에 4400여 세대의 살림집 건설 사업이 추가됐고, 최근에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공장뿐 아니라 병원과 과학기술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도 건설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관광 재개를 앞두고 삼지연시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고, 신포시에 바닷가 양식장 건설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현지지도로 올해 중점사업으로 떠올랐다.

건설 사업은 단기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인 만큼 장기간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민심을 달래려는 차원에서도 더욱 확장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업이 많아질수록 건설 노동자들, 건설 현장에 동원된 주민들의 불만도 덩달아 커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