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대상 北'천마산호' 중국 해상에서 포착…불법 환적 가능성"

타이완 해협 진입 후 잠적…북한과 1400km 떨어진 곳에서 신호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선박 입항 시 자산동결·입항금지 조치"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위반 행위 연루가 의심되는 무국적 선박을 최근 영해에서 나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일 부산 서구 암남공원 앞바다 묘박지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3000톤급 화물선 'DEYI'호가 정박해 있다. 대북제재 위반 여부는 해당 선박에 실린 화물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선박 측이 화물창 개방을 거부해 조사에 차질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4.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중국 인근 해상에서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 보도했다.

VOA는 이날 선박 위치정보 시스템 '마린트래픽'을 통해 천마산호가 지난 1일 오전 2시쯤 중국 닝더에서 동쪽으로 약 130㎞ 떨어진 지점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당시 뱃머리를 남쪽으로 향하고 있던 천마산호는 타이완 해협 진입을 앞둔 지점에서 돌연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잠적해 더 이상의 위치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천마산호는 지난 2018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로부터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이다. 당시 안보리는 2017년과 2018년 포착된 천마산호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을 제재 이유로 설명하고 각 유엔 회원국은 천마산호에 대해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천마산호는 중국 해역에 진입할 수 없고, 진입한다면 곧바로 자산 동결, 즉 억류 조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날 천마산호는 북한 남포에서 1400㎞ 떨어진 위치에서 발견됐다. 타이완 인근 동중국해는 과거 북한 선박이 제3국 선박과 불법 환적을 통해 유류를 건네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VOA는 최근 천마산호가 중국과 러시아 해상에서 빈번하게 포착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이번에도 천마산호가 불법 환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 천마산호가 계속 운항 중인 점으로 본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정부가 이 선박을 억류하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천마산호가 중국해역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것이 제재 대상 선박이라면, 또 어떤 종류의 제재 위반이라도 이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한 활동을 억제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VOA에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