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삼지연·'먹거리' 신포…北, '성과 티내기'용 지방거점 구축

지방균형발전, '김정은 업적'으로 구축하는 작업 중
지방 민심 다독여 체제 결속 원동력 활용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7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삼지연시 건설사업 전반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각지에 분야별로 '성장 거점'을 구축해 지방경제 발전 성과를 추동하려는 구상을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1~12일에 양강도 삼지연시의 건설사업을 지도하고, 지난 15일엔 함경남도 신포시의 풍어동지구 양식사업소 건설 부지를 돌아봤다.

이를 통해 김 총비서는 삼지연시를 '복합형 산악관광지구, 사계절 산악관광지구'로 만들고, 국제관광을 활성화해 2년 내 '대규모 스키 관광 휴양지'를 건설할 것임을 밝혔다.

삼지연은 북한이 농촌 진흥의 또는 산간 도시의 '첫 본보기'로 꼽을 정도로, 김 총비서 집권 이후 상당히 개발에 총력을 다해왔던 지역이다. 특히 2018년부터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3단계에 걸쳐 진행된 결과 현재 북한 매체들은 수천 세대의 가구가 건설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 총서는 지난 2021년 11월 삼지연시를 현지 지도하고 건설사업이 훌륭하게 진행됐다면서 만족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삼지연시를 찾아서는 이곳을 관광지구로 꾸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백두산 일대로 험준한 산지인 이곳을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추가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북부지역인 양강도 일대는 백두산 외에 관광 및 경제 발전 요인이 없어 평양과 개성, 원산, 금강산이 있는 남부에 비해 경제 성장이 더딘 곳이었다.

이곳을 관광지구로 꾸린다는 것은 북한이 북부지역 개발로 접근성을 높여 경제 성장 지표를 전국적으로 고르게 가져가 보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해안의 신포시는 최근엔 북한의 잠수함 개발 거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전엔 동해의 수산업 거점이었다. 어족이 풍부하고 어획량이 많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잠수함 개발이 집중되면서 군사보안 등의 문제로 인해 도시 개발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경제적으로는 낙후된 도시가 됐다.

이러한 곳에 김 총비서는 '특별 지시'로 새 양식장을 건설하고, 특히 앞으로 개발될 바닷가 도시들의 '시범단위'가 되도록 도시를 재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잠수함 기지를 다시 동해안의 경제 거점으로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총비서는 신포시 현지지도에서 "어동지구 앞바다수역에서 밥조개와 다시마 양식을 잘하면 척박하고 경제력이 약한 신포시가 3~4년 후에는 공화국의 시·군들 가운데서 제일 잘사는 '부자 도시'가 될 수 있다"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북한은 신포시 양식장 개발사업을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 총비서가 제시한 '지방 발전 20×10 정책'과 결부시켜 언급하며 최근 수일 사이 김 총비서의 행보가 '지방경제 발전을 통한 성과 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하던 삼지연이나 신포시를 거점으로 삼은 것은 개발사업의 성과를 확실하게 낼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또 정치적 의도를 내포시켜 내부 결속 효과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삼지연시는 김 총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으로 북한이 내세우는 곳으로 이곳을 지역의 거점으로 삼는 데는 선대의 업적과 영광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신포시에서 김 총비서가 진행한 회의를 '지방경제 발전 관련 협의회'라고 칭하며 이를 '오늘의 창성연석회의'라고 묘사했다. 창성연석회의는 1962년 8월 김일성 주석이 당시 '가장 못사는 지역'으로 지목된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주재한 경제 관련 회의를 가리킨다. 김 총비서가 이와 같은 회의를 연 것은 김일성 주석의 경제 발전 방식과 성과를 따라가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부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