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상자산 세탁 수법 정교화…탈취금 활용한 무기 개발 우려"
FATF 보고서 인용…"도난액 감소, 가상화폐 가치 하락 때문인듯"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피해자들로부터 가상자산을 훔치거나 갈취하고 있고 불법 수익금을 세탁하기 위해 점점 더 정교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14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익명성을 강화하는 '가상화폐' △자금 거래 대상을 감추는 기술인 '믹서'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당사자들끼리 이뤄지는 '탈중앙화 금융' △다른 가상화폐와의 교환을 촉진하는 '크로스체인 브릿지' 등 정교한 방법을 사용해 불법 수익금을 세탁한다.
다만 FATF는 "특정 업체의 분석을 인용해 일부 기업의 추가적인 사이버 보안 조치와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대한 협약 등 노력이 전년 대비 도난 금액 감소에 기여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 자금은 2022년 17억 달러에서 2023년 10억 달러로 감소했다는 다른 업체의 분석도 소개했다.
북한의 탈취 규모 감소 원인이 가상화폐 가격 변동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사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가격은 크게 하락했는데, 이에 따라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가 실제로는 작게 느껴 질 수 있다고 FATF는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가상화폐 탈취를 통해 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20일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지난 4월 열린 아리아 포뮬러 방식의 사이버 회의에서 강조됐듯이 여기에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도 포함된다”라며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예산 심의를 위한 상원 세출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가 미국의 연구를 표적 삼아 사이버 작전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해 왔다"라며 "이들 적국이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미국 기관에 대한 특정 사이버 작전을 탐지하는 우리의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FATF는 북한을 2011년부터 14년 연속 테러자금조달 고위험국으로 지정했다. 지난 2월 FATF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에서 북한과 이란을 회원국의 대응 조치가 필요한 고위험국으로, 미얀마는 그보다 위험이 적지만 거래에 강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고위험국으로 각각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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