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진항서 초대형 선박 '석탄 선적' 정황…대북제재 위반?

"러시아 전용 부두에 190m 선박 포착…석탄 가득 실어"

북한 나진항.(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 나진항에서 초대형 선박이 석탄을 선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는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17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나진항 서쪽 '러시아 전용' 부두에서 190m 길이의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선박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가득 실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지난달 7일부터 러시아 전용 부두와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해 14일 그 면적이 더 넓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나흘 뒤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당시보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이 쌓인 장면이 확인됐다.

러시아 전용 부두에 많은 양의 석탄이 포착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라는 게 VOA 설명이다.

VOA는 석탄을 실은 선박의 국적이나 향후 행선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해외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석탄 등 북한산 광물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실린 석탄이 북한산이고, 해당 선박이 해외로 향한다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다만 이 석탄이 러시아산일 경우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 안보리는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으로 운영하는 '나진-하산' 일대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석탄은 제재 예외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는 러시아산 광물을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으로 운송한 뒤 한국으로 보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조치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가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입항을 6개월 동안 금지하는 독자제재 조치를 발표하며 유명무실해졌다.

한국이 아닌 제3국 수출 가능성은 열려 있다. VOA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나진항에서 중국, 베트남 등 지역으로 러시아산 석탄을 운반할 선박을 찾는다는 공고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 러시아산 석탄은 수출에 실패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박들이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VOA는 "이번에도 러시아가 나진항을 통해 자국 석탄 수출을 추진 중인 것인지, 또 이를 운송해 줄 선박을 찾은 것인지 주목된다"라고 전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