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뉴타운' 림흥거리에 입주한 사람들은…다자녀·전쟁노병 우대
노동신문, 림흥거리 '평범한 노동자' 입주 연일 선전
다자녀·전쟁노병 등 배정 원칙 따른 입주 부각하기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평양 화성지구에 새로 조성한 림흥거리에 '평범한 노동자'들이 입주했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눈부신 호화거리를 품 들여 일떠세워 근로자들에게 안겨주는 것은 위대한 어머니 조선노동당뿐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가에서 많은 품을 들여 지은 눈부신 호화거리의 현대적인 살림집들을 평범한 근로자들이 돈 한 푼 내지 않고 무상으로 받아안는 이런 나라가 세상 그 어디에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화려한 주택들이 부자들의 소유로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평범한 근로자들이 희한한 초고층, 고층 살림집들의 주인이 되어 만복을 누리고 있다"라며 자신들의 체제를 '자본주의'와 비교하기도 했다.
주택 무상 공급은 북한이 자본주의 사회를 비난하면서 사회주의 체제 선전을 위해 자주 활용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신문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강하천건설중기계사업소, 중앙정보통신국, 만경대구역상하수도관리소, 송전선건설사업소, 평양역전백화점 소속 노동자 등 림흥거리에 입주한 이들을 소개하며 이들 역시 모두 '평범한 노동자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입주자들이 "사회주의 제도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 같은 평범한 노동자가 돈 한 푼 내지 않고 이렇게 훌륭한 새집의 주인이 될 수 있겠냐"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평범한 근로자'라지만 들여다보면 부모를 일찍 여의고 친척 집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라거나, 두 눈을 보지 못하는 영예근로자라거나, 세 자녀를 둔 다자녀 세대라거나, 전쟁노병이라거나,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제대군관 여성이라는 나름의 특징도 보인다.
북한은 '살림집관리법'에 따라 "혁명열사가족, 애국열사가족, 전사자가족, 피살자가족, 영웅, 전쟁노병, 영예군인, 제대군관, 교원, 과학자, 기술자, 공로자, 노력혁신자, 세쌍둥이 세대, 다자녀 세대 같은 대상에게 살림집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가족 수와 출퇴근 조건, 거주 조건, 신체 조건 같은 것을 고려하여 살림집을 배정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림흥거리에도 이같은 규정에 따라 당국에서 우대하는 이들이 입주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을 선별해 소개한 것으로도 보인다.
북한은 평양 외곽에 5년간 총 5만 세대 살림집을 짓기로 하고 송화거리, 화성거리에 이어 최근 림흥거리를 완공했다. 이에 따라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현대식 주택이 3만 세대나 생겼으나 일각에서는 배정 원칙이 진작에 무너졌으며 입사증을 사고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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