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공장 절반은 가동 안해…"설비 반출 가능성"

무단가동 시설 수도 12곳→4곳으로 줄어
"지방발전 20x10 정책 추진 위해 설비 반출 가능성"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무단가동 중인 개성공단에서 약 절반가량의 공장이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북한이 이미 해당 지역 공장들에서 시설을 반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랜셋 8호, 9호 위성이 지난달 14일 촬영한 열적외선 사진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개성공단 내 통신부품을 생산하는 시설과 금형·금속·차량부품·주방용품을 만드는 4개 시설에서 개성공단 평균기온보다 높은 온도가 식별됐다. 이는 공장이 활발하게 가동 중인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개성공단 내 남측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났지만 공단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에선 가동 정황이 식별되지 않았다.

정성학 한반도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RFA에 "최근 북한이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일부 개성공단 시설과 설비를 무단으로 반출해 타지방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북한이 지방 20개 군에 공업공장 10개씩을 건설해 지방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내용이다.

북한이 가동하는 시설 수도 줄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차량 부품과 의류, 가방, 신발, 섬유, 플라스틱, 금형, 스마트폰 부품, 여성 의류, 전기밥솥, 전자·정밀 등 시설 12곳이 가동되는 게 열적외선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1월엔 4곳에서만 열이 감지됐다.

지난 2월과 3월 개성공단 야간 조도 영상에서 공단 남쪽 하단부에서 불빛이 포착됐는데, 정 위원은 심야 시간에 설비를 은밀히 반출하는 동향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RFA에 "북한은 생산 설비를 자체적으로 만들지 못한다"라며 "(이에) 설비를 수입하거나 개성공단에 있는 것을 뜯어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