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신 바쁜 당 비서들…北, 전국 '건설사업' 챙기기 열중

김덕훈·최룡해 등, 발전소·제철소·공장 준공식 찾아 성과 부각
이번 주 열릴 연말 전원회의서 올해 성과 결속하며 '자축' 예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의 고위직 간부들인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비서들이 연말을 맞아 북한이 올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건설사업의 성과들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제철소, 발전소, 공장 등 각종 생산시설 건설사업이 완료돼 준공식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연일 보도했다.

내각을 책임지는 김덕훈 내각총리는 물론, 당 비서들이 준공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전하며 당이 각 건설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부각했다.

지난 20일에 열린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에네르기(에너지)절약형 산소열법용광로와 산소분리기 준공식에는 김 총리와 오수용 당 경제비서(경제부장 겸임), 양승호 내각부총리가 참석했다.

21일엔 리일환 당 선전비서가 평양가죽이김공장 준공식에 참석했고, 박태성 당 근로단체비서과 전승국 내각부총리는 새로 건설된 중앙질병예방통제소를 찾아 시설을 점검했다.

22일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재룡 당 규율비서가 룡강석재가공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5개년 계획의 '드팀 없는 완수'를 주문했다.

23일엔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박훈 내각부총리가 내평3발전소 준공식에 참석했고, 박태성 비서는 흥남제약공장 의약품 2계열생산공정 현대화대상 조업식을 찾았다. 또 오수용 비서는 서창청년탄광 벨트콘베아(컨베이어) 공사대상 조업식, 김명훈 당 부부장은 봉화데트론섬유생산공장 준공식, 한광상 당 경공업부장은 평남면옥 개축 현장을 찾았다.

북한 노동당의 비서들은 북한의 국정 핵심 분야를 총괄하는 최고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제각기 최고지도자에게 '직보'가 가능한 고위직 인사들로, 북한이 현재 중시하는 국정 기조를 엿볼 수 있는 자리와 인사들이다.

당 비서들은 현재 총 7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일련의 경제 현장 챙기기에 나서지 않은 간부들은 리병철(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영길 군 총참모장으로, 이들은 모두 군부 인사라 현장 챙기기 행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올해 성과 총결산과 내년 목표 수립을 위해 이번 주에 열릴 연말 전원회의를 앞두고 막판 경제 성과 추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각종 생산 공장, 살림집 등의 건설사업을 전원회의 목전에서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다.

노동신문은 25일 "올해는 우리나라 건설 역사상 공사량이 제일 많은 해, 살림집 건설이 가장 통이 크게 벌어진 해"라며 "국가의 발전잠재력과 문명의 높이를 보여주는 기념비적 창조물들, 만복의 보금자리들이 수없이 일떠섰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북한이 역점을 둔 대규모 사업임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대신 당 비서들이 나서는 것은 김정은식 '위임통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간부들은 경제 현장을 찾아 성과를 료해(검토)하고,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 전에 이를 보고 받고 전원회의에서 내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제시하는 '최고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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