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자 축구팀, '나이키' 신발 착용…진품이면 '제재 위반'
U-20 대회서 포착…"제3국 통해 구매했을 것"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 운동선수들이 미국과 유럽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착용한 채 경기를 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 14명 가운데 6명이 미국 '나이키' 브랜드 운동화를 신었고, 3명은 독일 '푸마' 브랜드 운동화를 신었다.
지난 2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20세(U-20)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북한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것이 포착됐다.
북한 선수들의 '나이키' 애용은 전부터 목격되어 왔다. 지난 5월 평양골프장에서 열린 봄철골프애호가 대회에 참여한 선수들 중 일부가 '나이키' 상표가 그려진 운동복과 신발을 착용한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북한은 평소 관영매체에서 청바지 등 서구 문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을 흐릿하게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북제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이 착용한 제품의 진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해당 제품들이 진짜라면 이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는 스포츠 장비를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의 이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나이키'와 '푸마' 등 서구 기업의 제품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구입하거나 후원받은 건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은 "북한 정권도 여자축구처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의 선수들에게는 많은 투자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제3국을 통해 좋은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나이키 측 역시 "나이키는 대북제재를 이행 중이며 어떤 나이키 제품도 북한에 수출하지 않고 있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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