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하계올림픽 복귀한 북한…선수단 면면은?

안창옥, 방철미 등 메달권 종목 전략 출전…7개 종목
北 선수 16명 중 12명이 2000년대생…세대 교체

2024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북한 선수단이 배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선수단이 8년 만에 하계 올림픽에 출전한다. 지난 27일 북한 리정식(24)과 김금영(23) 선수가 파리 올림픽 전 종목 통틀어 첫 경기인 탁구 혼합복식에서 우승 후보로 거론된 일본팀을 4-1로 꺾으며 승전고를 울린 가운데, 다른 종목에서의 성적도 주목된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북한은 강세 종목인 레슬링(5명), 수영·다이빙(3명), 탁구(3명), 복싱(2명)과 체조·육상·유도(이상 1명) 7개 종목 16명을 출전 선수로 등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28일 "제33차 올림픽 경기대회가 26일 파리에서 개막됐다"며 "센강에서 특색 있는 개막식이 펼쳐졌다"라고 보도하는 등 올림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기계체조 여신' 안창옥, '복싱 영웅' 방철미 출전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북한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두 개를 쟁취한 2003년생 안창옥(21)이다. 당시 안 선수는 시상대에서 다른 자국 선수와 다르게 인공기에 거수경례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창옥은 지난 1월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북한 '10대 최우수 체육 선수·감독'에 선정됐다. 안 선수는 국제체조연맹(FIG) 종목별 올림픽 도전자 랭킹에서 도마 최소 2위를 확보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북한 복싱의 간판선수인 방철미(30)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다. 여자 54kg급 경기에 출전하는 방 선수는 지난 2018년 세계 챔피언이기도 하다.

여자 60kg급에 출전하는 복싱의 원운경(24) 선수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출전권을 얻었다. 원 선수는 첫 국제경기였던 2015년 세계 청소년 여자 복싱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체조 간판 안창옥이 22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르 부르제 국제방송센터 내 체조 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24.7.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강세 종목 '레슬링'에 5명 참가…'다이빙 유망주' 김미래 2종목 출전

북한은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서 지금까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따내는 등 꾸준한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선수 대다수가 이번에도 출전한다.

지난해 여자 자유형 62㎏에 출전해 일본의 오자키 노노카를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건 문현경(25)을 비롯해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손향(50kg급·19), 동메달을 딴 최효경(53㎏급·24), 리세웅(그레코로만형 60㎏급·25)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북한 선수단의 최연소 참가자인 2005년생 박솔금(68kg급·19) 선수는 처음 참가한 4월 예선전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김손향을 제외한 네 명의 선수는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올림픽 예선에서 각각 상위 2위 안에 들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 선수는 5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레슬링 세계 올림픽 예선에서 2위 안에 들며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다이빙도 기대되는 종목 중 하나다. 김미래(23)와 조진미(19)는 지난 2월 카타르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1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미래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다이빙 10m 플랫폼과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 두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북한 다이빙 조진미, 김미래가 22일(한국시간) 프랑스 상트르 아쿠아티크 경기장에 마련된 다이빙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2024.7.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北 문송희, 유도 유일 출전…'보편성 쿼터' 제도로 마라톤 출전권 확보

유도 종목에서는 여자 70kg급 문송희(22)가 유일하게 출전권을 획득했다. 문송희는 2019년 아시아 유·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올라 주목받았고,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일 체급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해 열린 홍콩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024년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위에 올랐다.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확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선수는 현재 국제유도연맹(IJF) 올림픽 랭킹 37위로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 중 하위권에 속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북한이 2년간 국경을 폐쇄하면서 국제 경기에 참여해 포인트를 쌓을 기회가 없었을 뿐 숨겨진 실력자일 가능성도 있다.

육상 남자 마라톤의 한일룡(24)은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뛸 수 있도록 마련된 '보편성 쿼터' 제도를 통해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에 남자 마라톤 부문에서 메달권에 진입하는 기적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팬데믹 시기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면서 2022년 말까지 NOC 자격이 정지됐었다. NOC 지위 회복 후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5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복귀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