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표현엔 발끈하고 한국은 '괴뢰'라는 북한[노동신문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제19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우리나라 여자축구팀이 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며 결승 진출 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제19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우리나라 여자축구팀이 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며 결승 진출 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우리는 노스코리아(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국가명을 정확하게 불러야 한다."

지난달 29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대결에서 한국에 패한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한국 기자의 '북한' 호칭에 이렇게 답했다. 이튿날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리유일 감독도 한국과의 여자축구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고 부른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이란 표현은 '대한민국'에 토대를 둔 표현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 이에 남북 회담이나 행사에선 통상 '북측'이라고 불러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수용하지 못하겠단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런 북한이 지난 1일 노동신문을 통해 여자축구 8강전 남북대결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을 '괴뢰'라고 표기했다. 조선중앙TV도 이튿날 같은 소식을 전하며 녹화영상 자막에 한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괴뢰(傀儡)는 '꼭두각시 인형'을 뜻하는 말로,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 북한이 한국을 미국을 추종하는 국가라고 격하하기 위한 의도로 붙인 표현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 선수단은 5년 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을 이뤄 함께 뛰었던 한국 선수들을 피하고 외면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의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을 터이다.

남북 경색이 이어지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나 김여정 당 부부장이 한국을 '남측'이나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부르며 적대감을 표시하는 것은 국내외 정치 효과를 노린 그들의 통치 행위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체제·이념을 뛰어넘어야 할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이런 방식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분노를 넘어 실소를 자아내는 유치한 투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스포츠행사에서조차 극단적 명칭을 사용하고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의 자신감이 결여된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