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같은 바람으로" …을사년 첫 날 울산 간절곶 '구름인파'

해가 가장 빨리 뜨는 울산 간절곶, 경찰 추산 3만명 운집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 분위기 속 해맞이 행사 취소

1일 오전 7시 30분께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서 시민들이 해돋이를 구경하고 있다. 이날 간절곶에는 경찰 추산 3만명이 운집했다.2025.1.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2025년도 잘 부탁합니다!"

1일 오전 6시 30분께 울산 간절곶에는 ‘푸른 뱀의 해’의 힘찬 기운을 받기 위한 시민 3만명이 운집했다.

아침 기온 영하 1도의 쌀쌀한 날씨에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추위를 이겨냈다.

이날 예정됐던 해맞이 행사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를 위해 취소되자 시민들은 노랫소리 없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해돋이를 기다렸다.

시민들은 대기 시간 동안 간절곶 인근에 마련된 벼 형상을 한 빛 물결과 거대한 소망우체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일출 시각이 다가오자 어둑했던 하늘이 붉은빛으로 서서히 물들면서 시민들의 기대도 커졌다.

이윽고 오전 7시 31분께 동해안 너머로 금빛 해머리가 떠오르자, 시민들은 "와"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간절곶의 해돋이는 포항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보다 5분 일찍 시작됐다.

1일 오전 7시 30분께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서 시민들이 해돋이와 소망 우체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간절곶에는 경찰 추산 3만명이 운집했다.2025.1.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시민들은 취업, 입시, 건강 등 마음속으로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반려견 송이를 품에 안고 간절곶을 찾은 정한석씨(27·남)는 "올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돋이를 보러왔다"며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새해에도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일출을 배경으로 친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던 박서연씨(19·여)는 "성인이 되고 맞이하는 첫 일출을 다 같이 기념하러 왔다"며 "좀 있으면 각자 대학교로 흩어지지만 다들 좋은 일만 가득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최근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애도하고 나라의 안정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3시에 출발했다는 김동규씨(54·남)는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마음 아프고 힘든 일들이 많았다"며 "새해에는 이 모든 일들이 국민들의 염원대로 마무리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여기 있는 모두가 저 해를 보면서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울주군 공무원들과 경찰 등 700여명은 이날 현장에서 안전 관리, 주차난 해소 등에 여념 없었다. 이날 인파 운집에 따른 교통 혼잡은 있었지만 별도의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같은 시각 울산 동구 대왕암에도 2000여명, 중구 병영성에 1100명, 북구 강동해변에 2000명의 해맞이객이 모여들었다.

1일 오전 7시 30분께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서 시민들이 해돋이를 구경하고 있다. 이날 간절곶에는 경찰 추산 3만명이 운집했다.2025.1.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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