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분노" UNIST 교수-재학생-노조, 퇴진 한 목소리
1000여명 시국선언 참여…"민주주의 가치 지키는데 침묵 않겠다"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우리는 12월 3일 밤, 듣고 보았다. 국민을 보호할 대통령이 군대로 겁박함을. 일상을 파괴하고 막돼먹은 언어로 을러댐을. 감히 우리를 대리한 국회를 불온으로 옭아맴을."
12일 UNIST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열린 'UNIST 교수-노조-대학원생-학부생 연합행동'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이재연 인문학 교수가 발표한 자작시의 일부다.
시국선언에 참여의사를 밝힌 1000여명의 UNIST 구성원 연합은 이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단체 행동을 벌였다.
학생부를 대표해서 나온 김진수 씨는 "민중과 이성의 대원칙을 부정당한 현 정부를 신뢰할 수 없으며, 위헌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현 시국을 그저 좌시할 수 없다"며 "민주적 가치를 지켜내지 않기 위해 침묵하지 않겠다. 분노하고 투쟁하며 공론장으로서의 대학 가치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순영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윤대통령이 45년 만에 선포한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은 군부독재시설로 퇴보했다"며 "국회에 공수부대를 투입해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총을 겨누웠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했다.
선언문 낭독을 마친 이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캠퍼스 내부를 행진했다. 행진을 하며 장소를 옮긴 이들은 자유발언을 이어나갔다.
자유발언에 나선 UNIST 물리학과 박정재 씨(25)는 "계엄령이라는 용어는 아직까지도 제주도민들의 가슴 깊이 새겨졌고,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조차도 계엄령이란 용어만은 빠뜨리지 않고 증언했을 정도라고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 명시돼 있다"며 "그들에게 계엄령이란 체념을 상징하는 말이었고 가족이 죽은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은 내란을 일으키고 국민에게 총칼을 겨눈 자가 여전히 군통수권을 지고 있는 현 상황"이라며 "다음 세대에게 우리사회가 민주주의를 위해 단호히 행동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자작시를 발표했던 이재연 교수는 "대통령이라는 작자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죄하지 않고 다시 뻔뻔하게 자신이 잘했다고 말하고 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만에 대통령실로 출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계엄은 정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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