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노을 뒤덮은 떼까마귀 '화려한 군무'…울산 찾는 이유는?

울산 ‘떼까마귀 군무 생태 해설장’ 12월 한달간 운영

2일 오후 5시 30분께 울산을 찾은 떼까마귀 수만 마리가 태화강 노을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다.2024.12.2.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까악~까악~'

2일 오후 5시 30분께 울산을 찾은 떼까마귀 수만 마리가 태화강 노을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다.

‘겨울 진객’이라고도 불리는 떼까마귀는 울산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 지난해에만 약 7만4810여마리의 떼까마귀가 울산을 방문했다.

이날 마련된 ‘떼까마귀 군무 생태 해설장’에서는 떼까마귀의 비행을 탐조하며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이찬숙 자연환경해설사는 이날 뉴스1과 만나 “떼까마귀들이 아침 일찍 나가서 먹이 활동을 하다가 해가 질 무렵이 되니까 삼호대숲으로 잠자러 오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이 “왜 떼까마귀들이 울산에 올까요?”라고 묻자, 이 해설사는 “먹이도 많고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 울산의 대나무숲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시베리아와 몽골 등에서 서식하는 떼까마귀는 매년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해 한국을 찾는다.

떼까마귀는 흔히 알고 있는 큰부리까마귀와는 다른 종류이며, 떼까마귀 사이에 가끔 갈까마귀도 섞여 이동한다.

2일 오후 5시 30분께 울산을 찾은 떼까마귀 수만 마리가 태화강 노을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다.2024.12.2. ⓒ News1 김세은 기자

이찬숙 해설사는 “떼까마귀가 요즘은 울산까지 안 오고 수원이나 오산 등에 머무는 경우가 있는데 그 지역에서 적응을 못 해서 문제 되고 있다”며 “흉조라는 인식보다는 시민들과 같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시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떼까마귀는 장기간 무리 지어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의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반면 울산의 경우 태화강 삼호대숲이 국내 최대 규모의 떼까마귀 월동지로 자리매김하면서 떼까마귀의 군무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떼까마귀 군무 생태 해설장’에서는 누워서 군무를 관람할 수 있는 침대형 의자가 설치돼 있고, 떼까마귀 원형 배지 만들기 체험도 마련됐다. 운영 첫날에만 40~50명의 방문객이 모여들었다.

이날 망원경으로 군무를 관람하던 이지아(9·여) 양은 “떼까마귀가 이렇게 많이 모여있는 모습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며 “이제 길에서 떼까마귀가 보이면 오늘 들었던 해설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생태 해설장은 12월 한 달간 태화강 생태관광 상설체험장 일원(중구 태화동 343)에서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2일 오후 5시 30분께 시민들이 울산을 찾은 떼까마귀를 관찰하고 있다.2024.12.2./뉴스1 김세은 기자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