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진통 계속…연내 타결 미지수
교섭 재개 일주일째 진척 없어…노조 "서두르지 않겠다"
-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장기화하고 있다. 노사는 최근 약 5개월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끝내 부결되면서 업계에선 연내 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7일 HD현대중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부결 이후 11일부터 실무 및 본교섭을 재개해 연일 이어오고 있다.
사측은 "진솔한 자세로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 주가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교섭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산업안전보건교육과 일반교육 연장 거부 등 교섭에서 보이는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7일 열린 27차 임단협 교섭에서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 59.7%의 반대로 부결했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12만 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 5000원 포함) △격려금 450만 원(상품권 50만 원 포함) △명절귀향비 인상(설·추석 각 20만 원 인상)이다.
노사 안팎에선 부결 이유를 임금이나 명절 귀향비 인상 규모가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한다.
조합원들은 지난해 대비 회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음에도 기본급이 지난해 인상분 12만 7000원과 큰 차이가 없는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노조는 주요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비롯해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을 요구한 바 있다.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자 노조는 지난 8월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24차례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연내 임단협 교설 타결을 위해선 노사가 서둘러 새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오는 12월에는 노조 대의원 선거가 열려 사실상 교섭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사측도 임금 관련 추가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2차 잠정합의안 마련을 위한 교섭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조 역시 대의원 선거와 사측 인사이동 등의 일정에도 서두르지 않고 교섭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안에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3년 만에 해를 넘기는 것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관심을 표하면서 조선 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노사 갈등으로 자칫 호황의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노사가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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