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임금 착취 '똥떼기'로 4억 빼돌린 울산 플랜트업체
'똥떼기', 건설업서 관행적 이어 온 '임금 중간착취' 수법
팀장 및 소장 불구속 송치…근로자 89명도 불구속입건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을 떼 사업비를 높게 부풀려 차액을 빼돌리는 일명 '똥떼기'를 한 플랜트업체 팀장과 현장소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똥떼기'란 건설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은어로, 업체 팀장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일정 부분을 임의로 떼고 지급하거나 지급한 뒤 다시 회수하는 방법으로 뒷돈을 챙기는 임금 중간착취를 이르는 수법이다.
4일 울산남부서에 따르면, 울산의 한 플랜트업체 50대 팀장 A 씨와 40대 B 씨를 사기 혐의로 40대 현장소장 C 씨를 사기 방조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9년 12월경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년 6개월간 676회에 걸쳐 3억8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빼돌린 돈은 식비와 개인생활비, 채무변제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허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고 임금 차액을 돌려준 근로자 89명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노동자들은 일을 하기 위해서 이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명 '똥떼기'는 건설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수법이지만, 명맥한 범죄행위"라며 "노동자들의 임금착취는 물론이고 과도한 사업비 지출로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경우, 경찰에 적극 제보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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