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울산 조선소 협력사 배관공 산소결핍 질식사 가능성"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지난 26일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30대 협력사 직원이 숨진 것과 관련해 노동단체들이 사측의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한 질식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31일 전국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 20분께 조선소 협력업체 소속 30대 배관공 A씨가 조선소 내 건조 중인 컨테이너 선박 안에서 쓰러졌다.

동료 직원에게 발견된 A씨는 곧장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발견 당시 A씨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은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는 당시 밀폐공간인 선박 내 메탄올 탱크 안에서 작업했다"며 "이 탱크는 사고 발생 이틀전까지 아르곤 용접 작업이 진행됐던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아르곤 용접은 불연성인 아르곤 가스를 사용하는 용접법이다. 아르곤 가스 자체는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지만 공기보다 무거워 밀폐된 공간에서는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산소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단체들은 A씨의 사망 당일 작업 전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상태였다며 A씨가 산소 결핍으로 인해 질식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A씨의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28일 부검을 진행한 결과 "뇌와 심장이 건강하지 않으나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며, 타박상이나 외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산업현장에서 가스 누출과 독성 물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이번 사고는 밀폐공간 작업에 대한 부실한 안전대책이 부른 사고"라며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