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재선거에 국힘 사무총장 공문까지…셈법 복잡해진 울산시의회
홍성우 원내대표 '당론에 따라 재선거 임시회 개회' 촉구
안수일·김종섭 의장대리, 재선거로 인한 추가 분쟁 우려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파행으로 인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간 분열이 의장 재선거를 두고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7일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들에 따르면 ‘후반기 의장 선출 협조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이 국민의힘 사무총장 명의로 울산시당위원장과 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접수됐다.
홍성우 울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해당 공문을 시의원들이 속한 단체 채팅방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문에는 의원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시의장 후보를 선출한 뒤 이달 말까지 본회의에서 선출하도록 협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의원총회 선출 결과에 반발해 개별 후보자 등록 후 세력 규합 또는 타당과 야합하는 행위 등을 일절 금지한다는 경고문도 포함됐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김종섭 의장 직무대리에게 ‘후반기 의장 재선거’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28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시회 개회는 전체 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발의할 경우 가능한데, 이성룡 의원 측 의원 10명이 찬성 서명날인을 마쳤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무소속 안수일 의원은 이날 오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인도 없는 국민의힘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배포해 협조라는 이름으로 의장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는 울산시의회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됐으며, 힘의 논리를 앞세운 특정 정당의 횡포이자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중앙당 차원의 시의장 재선거 독촉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다수당이 단순히 인원수를 앞세워 의장 선거를 힘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울산시의회 위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후진 정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의장 재선거가 앞서 자행됐던 의회 사무처의 행정적 과오를 덮을 수는 없다”며 “울산시의회가 특정 세력들의 영욕만을 채우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임시회 소집 권한을 가진 김종섭 의장 직무대리는 이날 뉴스1과 만나 “의장 재선거로 인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하신 분들이 없다. 결국 최종적으로 임시회를 집회하고 의결한 제 책임이 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의장 재선거에 대한 찬반 투표를 임시회에서 진행해서 야당 의원들을 포함한 재적 인원 전체의 과반수가 찬성을 하면 그 결과에 대해 모두가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시의회 법률고문으로부터도 ‘본안 소송 진행 중에 재선거를 선택하고 가령 이성룡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는 경우라면 또 다른 새로운 분쟁을 만들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아 의장 재선거는 소송 판결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파행으로 진행 중인 ‘의장 선출결의 무효확인’ 소송은 ‘사임서 반려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병합돼 최종심까지 갈 경우 길게는 2~3년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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