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기차 아이오닉5 '불길'…특수장비 도입 30분만에 진압

울산 북부소방서 7일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회 개최
EV-드릴랜스, 이동식 컨테이너 수조 등 신규 도입 장비 소개

울산 북부소방서가 7일 오후 2시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시연회를 열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가 난 전기차에 냉각 주수를 실시하고 있다. 2024.10.7./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 북부소방서가 7일 오후 2시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시연회를 열었다. 2024.10.7./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7일 오후 2시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청사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화염으로 휩싸였다. 그 즉시 소방대원들이 특수 장비를 활용해 진압 과정에 돌입하자 30분 이내로 불길이 잦아들었다.

울산 북부소방서는 이날 현대자동차에서 제공한 아이오닉5를 활용해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회를 진행했다.

실제 상황처럼 연출된 이날 시연회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울산 북부소방서에서 새로 도입한 특수 장비들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 4명은 호스를 붙들고 냉각 주수에 돌입했지만 10여분이 지나도 차량 하부의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대원들이 차량 하부에 ‘상방방사관창’을 밀어 넣자 차량 위까지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전기차 하부의 배터리팩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상방방사관창은 배터리 열을 직접 냉각하는 역할을 한다.

울산 북부소방서가 7일 오후 2시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시연회를 열었다. 대원들이 차량 전체를 질식소화포로 덮어 공기를 차단하고 있다.2024.10.7./뉴스1 김세은 기자

이어 대원들은 차량 전체를 질식소화포로 덮어 공기를 차단하고 불길이 잠시 가라앉힌 뒤 걷어냈다.

이후 최근 새로 도입한 ‘EV-드릴랜스’를 차량 하부에 집어넣어 화재가 난 배터리에 구멍을 내고 배터리 내부에 물을 침투시켰다. 그러자 화염이 잦아들고 흰 연기만 다량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재가 거의 소진된 차량을 ‘이동식 컨테이너 수조’ 안으로 이동시키니 서서히 물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수조에 담긴 채 72시간 정도 지나면 화재는 완전히 진압된다.

이동식 컨테이너 수조는 지난 2022년 공무원 연구모임 연구과제 결과물로 제작돼 전국에서 울산만 유일하게 보유 중인 장비다.

울산 북부소방서 119재난대응반 성혜성 소방장은 “기존에는 냉각 주수와 상방방사관창으로만 화재를 진압하다 보니 배터리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능해서 장시간이 소요됐다"며 "현재 도입된 EV-드릴랜스와 이동식 컨테이너 수조를 통해서 최소 15분에서 30분 이내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소방본부는 EV-드릴랜스를 각 지역 소방서마다 1개씩 추가 제공해 내년까지 총 7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울산 북부소방서가 7일 오후 2시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시연회를 열었다. 화재가 거의 소진된 차량을 ‘이동식 컨테이너 수조’ 안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2024.10.7./뉴스1 김세은 기자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