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사모펀드,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 좌시 않겠다"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 펼칠 것"

김두겸 울산시장. 2024.6.10/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그룹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김두겸 울산시장이 우려를 표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16일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최대 주주가 된다면 고려아연 경영권은 사실상 MBK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울산에서 추진 중인 미래 신산업을 반대한다는 명목으로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점에서 그저 먼 산 보듯 할 수 없다"며 "시장으로서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멈춰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김 시장은 "MBK는 중국계 자본이 대량 유입된 펀드를 구성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유출 및 이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사모펀드의 본질적 목표는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이라며 "고려아연 인수 후 수익 추구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인력 유출, 나아가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 약화는 물론 나아가 울산의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 등과 더불어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와 상공계, 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역 향토기업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울산시민들은 20여 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울산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울산시민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에 국가기간산업 보호와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