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언양불고기 맛 보여드리려고요” 울산서도 귀성 행렬
음식·선물 싼 선물꾸러미 가득…울산역 고향가는길 북적
울산시, 추석 당일 울산역 리무진버스 심야 2회 연장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고향에는 언양불고기가 없으니깐요. 추석 맞아서 부모님에게도 이 맛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준비했어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KTX울산역에서 만난 권 모 씨(38)는 하얀 스티로폼을 들고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처서가 지나고 만연한 가을을 알리는 추석이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자칫 음식이 상할까 한편으론 마음을 조리면서도 고향에서 부모님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을 생각에 들떴다.
고향인 경기 용인을 떠나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 중인 샤인프로젝트를 위해 울산에 내려와서 근무하고 있다는 권 모 씨는 부모님을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연휴 동안 또 다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장인어른을 모시고 울릉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모처럼 연휴에 신난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차에 몸을 실었다.
권 씨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이들의 손에는 황금색 보따리, 각 지역 특산물이 담긴 선물박스가 양손 두둑이 들려 있었다.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과 들뜸이 선물박스의 무거움도 잊게 하는 듯 했다.
명절의 따뜻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도 속속 연출됐다. 한 가족이 나오자 이를 기다리던 할아버지는 "아이고 내새끼~"라며 두팔 흔들며 한달음에 유모차를 향해 달려갔다. 따뜻한 포옹에 이어 "왜 이렇게 얼굴이 타셨냐"며 오랜만에 봐 달라진 얼굴을 살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대화를 이어갔다.
서울에서 대학교를 재학 중인 이채윤 씨(23·여)는 6개월 만에 고향인 울산을 찾았다. 이씨는 "대학 생활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고향인 울산을 내려오기가 쉽지 않아 오랜 만에 오게 돼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다"며 "그동안 먹고 싶었던 엄마 집밥을 실컷 먹고 여유를 즐기다가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울산역의 대합실은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임에도 귀성길·역귀성길에 오르는 이들의 밝은 표정과 북적임은 한국의 정겨운 명절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울산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열차 예매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울산시는 추석 연휴 동안 KTX울산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추석 당일 울산역을 운행하는 리무진 버스 5개 노선(5001번~5005번)에 심야 연장 운행을 2회(00:30, 00:55)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시외버스터미널과 태화강역을 연계하는 5개 노선(127번, 307번, 401번, 527번, 1713번)은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막차 시간이 각 노선별 20~30분 연장한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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