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침수 걱정" 울산북구, 중산동 풍수해 정비 예산 306억 확보
속심이보 대체 왕복 2차선 교량 신설
행안부 '2025년 재해위험지역 정비 신규사업' 반영돼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12일 오전 11시 울산 북구 중산동에 위치한 속심이 보. 평소에는 차와 사람이 쉽게 지나다니는 길목이지만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동천강이 범람해 통행 자체가 불가하다.
이곳에서 부추 농사를 20년 해왔다는 황성모(53) 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매년 비가 오면 침수 때문에 여기 속심이 마을 주민들이 통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하소연했다.
속심이 보는 북구와 경주 외동산업단지를 잇는 하천 횡단 구조물로, 경주 산단으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혼잡한 7번 국도 대신 주로 이용해 오던 지름길이다.
그러나 여름철 집중호우로 호우 특보가 내려지면 침수 위험으로 속심이 보가 통제돼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마다 20~30분 거리를 더 돌아가야 했다.
또한 이곳 중산동 지구에는 딸기, 부추 등을 재배하는 저지대의 농경지가 많아 농사 피해와 인명 피해에 취약해 주민들이 시름이 깊었다.
황 씨는 “비 오는 날에는 우리 농민들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해놓고 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왔을 때는 고스란히 그 피해를 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이었다”며 “특히 2016년 태풍 차바 당시에는 여기 들판이 다 물로 차서 피해가 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집중호우로 인해 이곳에서만 2만9900㎡ 규모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속심이 보에서 강을 건너던 주민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인명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집중호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자, 북구는 지난해부터 풍수해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 올해 초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치고 시와 중앙부처에 계획서를 제출했다.
최근 행안부의 2025년 재해위험지역 정비 신규사업에 반영돼 총사업비 306억원을 확보해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번 사업비 확보로 북구는 속심이 보 및 중상보들 일원에 배수펌프장, 유수지, 교량 각 1개를 신설하고, 하천 1km 구간을 정비할 계획이다.
배수펌프장과 유수지가 들어서면 인근 주거 건물 36동과 농경지 64만2000㎡의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속심이 보를 대체하는 왕복 2차선의 교량을 신설해 기존의 통행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브리핑을 연 박천동 북구청장은 “이전에도 잠수교가 아닌 일반 교량처럼 만들고 싶었지만, 구청 예산만으로는 도저히 추진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이번 공모사업에 당선되기 위해 담당 직원들이 기후 위기에 초점을 두고 노력해서 얻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구는 2025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해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지역 단위 생활권 중심의 종합 정비사업으로 추진돼 실시설계비 등 예산 37억원을 절감하게 된다.
이와 함께 명촌지구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본격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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