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먹었다고" 울산 소방대원 폭행에 소방통합노조 "엄중 문책해야"

119구급대원 폭행 중 83.3% 음주상태…보호대책 이행 강조
시 "구급→운전 강도 낮은 부서로 전보…심리치료도 있었다"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소방본부는 폭행 피해 119구급대원의 보호대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2024.7.5/뉴스1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술 안 먹었다고. XX야."

지난해 2월 울산에서 하승헌 소방교가 환자가 쓰러졌다는 구급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지침에 따라 환자가 술을 먹었느냐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 소방교 사건이 1년 2개월이란 시간이 흐를 동안 폭행을 행사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료·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전문심리 등 어떠한 치료나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하 소방교가 울산시청 앞에서 이름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1인 시위를 나서자, 이를 접한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도 5일 기자회견을 열어 119구급대원의 보호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소방통합공무원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소방청에서는 구급대원 폭행 피해 보호와 피해 근절을 위한 대비, 대응, 수습단계에 따른 지침이 마련돼있음에도, 울산소방은 이런 지침 준수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급대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특사경 업무 관련자가 승진까지 했다. 수사기관에 수사통보가 갔음에도 심사승진에서 배제되지 않은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또 조사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형사벌과 별개로 행정벌을 가할 수 있으나 소방본부는 전혀 그런 의지 자체가 없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은 "소방대원의 폭행이 하루 평균 0.7건에 달할 만큼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울산소방본부장 및 소방특사경 업무관련자 엄중 문책 △폭행 피해 119구급대원 보호 대책 이행 △폭행 피해 구급대원 유급 특별 휴가 시행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 강화를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폭행 피해 119 구급대원이 업무 강도 낮은 부서로 전보를 희망함에 따라 사건 발생 10일 이후 구급업무에서 운전업무로 변경했다"며 "심리지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2차례에 걸쳐 전문상담사의 심리상담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폭행 피해 구급대원의 유급 특별 휴가와 관련한 규정은 없으나, 피해 정도에 따라 병가, 휴직 신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248명, 2022년 287명, 2023년 245명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245명 폭행 건수 중 204명(83.3%)이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