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눈으로만 봐주세요" 태화강 국가정원 희귀꽃 통째 사라지기도

17일부터 사흘간 '2024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 축제' 열려
관리원 "인위적 꽃 훼손 많아 통제 어려워"

13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작약원에 13종의 작약 꽃이 만개해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봄꽃이 만개한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오는 17일 봄꽃 축제를 앞두고 관람객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국가정원 내 2만8,000여㎡에 꽃양귀비, 작약, 수레국화, 안개초, 금영화 등 5종의 봄꽃 6000만 송이가 식재돼 있다.

13일 오전 10시께 정원 내 위치한 작약원에는 13종류의 작약이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온 동호인들은 각자의 구도에서 붉고 하얀 작약꽃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는 꽃이 덩어리째로 꺾여 있거나 줄기가 지나치게 옆으로 휘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꽃 훼손을 감독하는 정원관리원 서모씨(64)는 “자연적인 피해보다도 방문객들이 인위적으로 훼손하는 피해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사진 찍겠다고 꽃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통제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념사진을 찍던 일부 시민들은 사진 명소를 찾아 꽃밭 안으로 무리하게 들어가다 관리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또한 정원 내 화초를 몰래 훔쳐 가는 경우도 잦아 축제를 앞둔 관리원들의 근심이 크다.

이달 들어 거의 매일 수십여점의 화초들이 꺾인 상태로 발견되고 있고, 지난 1일에는 국내서 구하기 힘든 에린기움 6점이 뿌리째 없어진 것이 발견됐다.

서모씨는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텅 빈 구간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봄꽃 축제 개최를 위해 눈으로만 관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4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 축제’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정원의 봄, 꽃으로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17일 오후 6시 50분 왕버들 마당 특설무대에서는 개막식이 열려 어린이 합창단, 가수 테이 공연 등이 펼쳐진다. 18일에서 19일에는 왕버들 마당에서 어린이 창작 인형극 ‘태화강-연어의 꿈’과 어린이 마술쇼가 열린다.

소풍 마당에 위치한 ‘정원 체험 공간’에서는 미니정원 만들기 체험, 반려수목 입양, 꽃다발 만들기, 텃밭 정원 등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밖에도 감자 캐기 체험행사, 새내기 정원사 경진대회, 행복한 정원사, 나는야 꼬마 정원사 등 프로그램이 운영돼 어린이·가족 방문객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 기원과 함께 정원 도시로의 울산 이미지를 드높이고 방문객들에게 치유와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봄꽃 축제를 마련했다"며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봄꽃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13일 태화강 국가정원 작약원에서 한 시민이 카메라로 작약꽃을 사진에 담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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