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 단일화 '희비' 울산 '3인3색'…동구서 국힘 또 어부지리?

남구갑 허언욱 자진사퇴, 북구 윤종오 단일화 경선 승리
동구 야권단일화 '난망'…국힘 또 '어부지리' 국회 입성 주목

남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상욱-더불어민주당 전은수-무소속 허은욱 후보(후보직 사퇴)ⓒ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문제로 여야 진영 내에서 내홍을 겪던 울산 선거구들이 '3인 3색'의 양상을 보인다.

울산 여야가 진영 내 후보분열로 갈등을 빚던 곳은 울산 남갑, 북구, 동구 3개 선거구였다.

전통적 '보수강세' 지역인 울산남 선거구는 국민의힘이 국민추천경선제로 김상욱 변호사(44)를 본선 후보로 확정하자 경선에 참여했던 허언욱 후보(60)가 무소속 출마한 지역이다.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권의 유력주자들이 분열되자, 국민의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39)가 '어부지리'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달 26~27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김 후보가 39.8%, 민주당 전 후보가 39.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상태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허언욱 후보는 5.6%를 얻었다.

보수후보가 분열된 틈을 타고 전은수 후보가 김상욱 후보를, 우열을 못 가릴 정도로 따라잡은 것이다.

'보수 텃밭'을 민주당 후보에게 내 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전선거일인 5일 허언욱 울산 남구갑 후보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국민의힘 김상욱 남구갑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의 사퇴로 사실상 남구갑 선거구의 보수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가 확실한 승기를 잡을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산 북구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이상헌(후보직 사퇴),국민의힘 박대동,진보당 윤종오 후보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 북구 선거구 윤종오 후보(60)의 야권후보 단일화는 좀 더 드라마틱하다.

2024년 2월 21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에 진보당이 합류하면서 윤종오 후보가 사실상 북구 선거구 후보직을 양보받았다. 이에 반발한 민주당 현역 재선인 이상헌 의원이 탈당과 더불어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또다시 야권 분열의 위기를 받았다.

결국 시민단체의 중재로 지난달 24일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상헌 의원을 누르고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 북구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의 야권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 조사한 총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56.2%로,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 30.8%에 비해 25.4%P 차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당별 후보 지지 성향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7.8%가 윤종오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윤 후보가 민주당 이상헌 의원 지지자들의 대부분을 흡수했다.

울산 동구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권명호-더불어민주당 김태선-노동당 이장우 후보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 동구 선거구는 남구갑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44)의 승리가 예측되던 곳이다. 울산 선거구 6곳 가운데 북구와 더불어 야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태선 후보의 승리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하지만 끝내 노동당 이장우 후보(56)와의 단일화에 실패한 채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정세균 전 총리 등이 김태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여러 차례 유세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판세 흐름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과 (진보당,노동당, 정의당, 녹색당)진보4당의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이장우 후보는 녹색정의당과 선거연대를 공식화하며 세를 키우고 있다. 또한 진보당 소속의 동구 전현직 시·구의원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있다.

김태선 후보가 뼈 아픈 대목이다. 한 표라도 아쉬운 선거판에서 북구에 출마한 윤종오 후보가 민주당 표를 독식하는 반면, 동구에선 노동당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당과 야권표를 두고 다퉈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0년 김태선 후보의 완주로 민중당 유일의 현역 김종훈 국회의원이 아깝게 재선에 실패한 데 대한 진보진영의 시선이 여전히 꼽지 않은 점도 선거 고전의 이유다.

당시 김종훈 의원처럼 오히려 김태선 후보가 야권 분열로 아깝게 패하면서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두번째 '어부리지' 선거로 재선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던 동구 선거구가 야권후보 분열로 패배의 쓴잔을 눈앞에 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야권에서 계속 나오는 이유다.

이번 조사는 2024년 4월3일 하루 동안 울산시 북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가운데 520명을 대상으로 (무선)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받아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 후 ARS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8.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4.3%P다.

jourlkim18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