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대 접전지 부상 '남갑' 여권후보 김상욱·허언욱 단일화 난항 예상

허언욱 "권리당원 여론조사' 제안에 김상욱 "현실성 없다" 거부
국힘 "보수 분열로 패배 위기땐 유권자 투표로 단일화 할 것"

왼쪽부터 울산 남갑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무소속 허언욱 후보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의 울산지역 최대 접전지로 떠오른 울산 남구갑 선거구의 여권후보 단일화가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사전선거 등 향후 촉박한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여권후보가 분열된 채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여론조사 꽃이 지난 3월26~27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44)가 39.8%, 민주당 전은수 후보(39)가 39.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허언욱 후보(60)는 5.6%를 얻었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당으로 출마한 이미영 후보(52)가 2.4%의 지지도를 보였다.

단순 산술적으로 본다면 범여권 후보가 45.4%, 범야권 후보가 42%의 지지를 받고 있다. '투표할 인물 없음', '잘 모름' 등 부동표가 11.8%였다.

역대 7번 총선에서 보수정당 계열 후보가 내리 승리한 보수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분열된 여권후보의 단일화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후보의 단일화를 먼저 제기하고 나선 쪽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허언욱 후보이다. 허 후보는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기에 빠진 남구갑 보수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에게 보수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정도를 벗어난 경선 회피 공천, 내리꽂기 공천으로 보수텃밭 남구갑의 보수는 분열됐다"며 "설상가상으로 공천을 받은 김상욱 후보의 자질 논란이 격화하면서 선거 여론은 악화했고 보수 지지율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화 방법은 보수후보 양자 토론 후 여론조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며 "시간이 촉박함을 고려해 김상욱 후보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도 허 후보는 "권리당원 여론조사 등 여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방안을 김 후보 측에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전달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은 오지 않고 있다"며 "이미 제안한 여권후보 단일화 방안을 김 후보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선거전 단일화는 힘들다"며 총선 완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김상욱 후보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여권후보 단일화 방안은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허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돌아와 보수정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도와야 한다"며 허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 7일째 접어든 상황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여론조사 방식과 질문 문항 조율 등 상호 협의를 거치는 동안 사전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권자 절반 가까이 이미 투표를 한 뒤의 후보 단일화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점도 김 후보가 허 후보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상 김 후보는 '허 후보의 중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또한 허 후보가 수용하기 쉽지 않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허 후보로선 그냥 물러서기에는 정치적 명분도 없을뿐더러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남구갑이 박빙으로 나왔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강세 지역에서 여권후보들이 분열한 채 총선을 강행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면 결국 보수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이다"고 전망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꽃의 여론조사는 무선(91%) 및 유선전화(9%)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실시됐다. 무선은 휴대전화 가상번호 추출, 유선은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ourlkim18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