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야권연대' 진보당, 울산 동구에서 노동당 후보 지지…왜

동구는 진보 계열 4당과 이장우 후보 야권단일 후보 선출
북구는 '민주선거연합' 참여 합의로 민주당과 야권연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15일 울산 남구 수암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이재명 대표 왼쪽에서 4번째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24.3.15/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울산을 찾아 4.10총선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 유세에 나섰다.

이날 이재명 대표가 남구 수암시장에서 "4월 10일 심판의 날에 확실하게 울산시민이 (정권을)심판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거듭 힘주어 외쳤다.

이재명 대표 연설 단상에는 더불어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이 아닌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후보도 올랐다.

지난 2월 21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에 참여한 진보당과 합의로 더불어민주당이 울산 유일의 현역 재선 지역구인 울산 북구 후보직을 사실상 양보한 진보당 윤종오 후보(60)였다. 윤종오 후보는 "오랜 정치적 동지 이재명 대표를 환영한다"며 "민주진보진영이 다함께 승리하자"고 단상에 올라 연설까지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윤종오 후보를 포함해 야권후보들에게 표심을 몰아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민주당과 진보당 소속의 울산 출마 후보 6명은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울산 전 지역구 단일화'를 선언하고 상호 연대와 지지를 천명했다. 중구 오상택, 남갑 전은수, 남을, 박성진, 울주군 이선호, 동구 김태선, 북구 윤종오 후보가 민주당과 진보당이 합의한 야권 단일후보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미 지난 2월 21일 진보당이 참여해 동구 야권 단일후보로 이장우 후보를 이미 선출한 상태에서 이날 민주당과 진보당은 동구 야권 단일후보는 민주당 김태선 후보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한섭 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은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6명의 단일후보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은 "연대의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멈추지 않는 폭주도 민심의 힘 앞에는 굴복할 수 없다는 역사의 진리를 이번 총선을 통해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진보당은 중구 천병태, 남구을, 조남애, 울주군 윤장혁 총선 예비 후보 3명을 사퇴시켰다.

또한 22대 총선과 더불어 치러지는 울산 북구 시의원 보궐선거에 무공천을 결정했다. 진보당이 '울산 전 지역구 단일화' 합의에 따른 민주당의 북구 무공천에 화답하는 나름 정치적 성의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유일하게 강세지역으로 꼽던 동구선거구에 진보당 인사들이 지난달 5일 노동당 이장우 후보 개소식 때 발표한 선거대책위에 본부장급으로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총선 후보들이 1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12/뉴스1 ⓒ News1

선대위에는 동구선거구의 유일한 현직 기초의원인 박문옥 의원을 비롯해 이재현 전 울산시 부의장,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은주 전 시의원 및 전직 구의원 등 동구 지역 진보당 유력 인사들이 참여했다.

진보당이 지난 2월 21일 민주당과 합의로 북구 선거구를 양보받고는 보름 뒤 민주당 김태선 후보와 야권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동구 노동당 이장우 후보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앞서와 같이 진보당은 지난 2월 2일 민주노총과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진보 4당이 울산 동구선거구 진보진영 단일후보에 노동당 이장우 후보를 선출했었다.

이는 지난해 9월 민주노총과 진보 4당이 "2024년 총선에서 모든 진보세력이 단결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한다"는 결의한데 따른 것이다. 이 결의의 '모든 진보세력'에는 보수정당으로 간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민주노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진보당은 22대 총선운동 기간 북구에서는 윤종오 후보를 민주당과의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인접한 동구에서는 민노총과 진보정당 단일후보인 노동당 이장우 후보를 돕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울산 동구선거구는 현직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63)와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44)와 노동당 이장우 후보(56)의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선전할수록 민주당 김태선 후보가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역구다.

4년 전 지난 21대 총선에서 야권이 민주당 김태선 후보(24.53%)와 민중당 김종훈 후보(33.88%)의 야권연대 불발로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38.3%의 전국 최저 득표율로 당선된 사례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에 참여한 진보당에 울산 유일의 현역이 있는 북구선거구를 양보한 건 동구에서 한 석을 얻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며 "진보당이 북구 후보직을 양보받고 동구에서 민주당 후보의 낙선운동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